경마팬에게 사랑과 미움을 가장 많이 받는 기수 박태종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본지에서 선정하는 월간 MVP를 수상했다. 박태종은 5월 첫 주 토요일 1경주에서 17조 마필인 ‘구진봉’에 기승해 첫 승을 기록하며 상큼한 출발을 한 이래 17조 마필로만 무려 8승을 거두며 모두 12승을 차지해 두달 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5월 기승횟수가 51회, 준우승이 10회 였던 점을 감안하면 40%가 넘는 놀라운 복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87년 데뷔이후 지난주까지 통산 689승을 기록하고 있는 박태종은 700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라이벌 김효섭의 부재로 인해 독주태세를 완전히 굳힌 그는 이미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고 있다. 특유의 성실성과 근면 노력으로 표상되는 그의 기수로서의 위상은 이제 아무도 넘보지 못할 견고한 성채를 구축한 것에 비견될 수 있겠다.
박태종이 기승하는 인기마는 확신을 주고 복병마는 강력한 도전마가 된다. 부진마라 할지라도 그가 기승하면 복병마 반열에 오르게 된다. 말이름도 모르면서 박태종만 기승하면 무조건 돈을 거는 맹신적 베팅도 종종 행운을 가져다 주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이 또다른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부상에 시달리지 않고
길고 오랜동안  전성기를 이어가며 팬들과 함께 해주길 기대해본다.

―지난주 기승횟수가 좀 적은 편이었는데 체력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 몸 상태는 좋다. 체력적인 무리도 별로 없다. 다만 지난주에는 공교롭게 기승요청이 많지 않아 기승횟수가 적었을 뿐이다.

―평소 체력관리는
▲ 작년 부상전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부상때문에 한동안 쉬다가 올해 재개해 매일 3BOX정도 연습한다. 필드에는 두번 밖에 나가보지 않았는데 맘대로 되지 않는다. 두번째 나가서 112타를 친 정도다. 골프를 하니까 체중이 자꾸 줄어 다소 걱정 된다.

―소속조에는 부진마도 별로 없지만 기본능력이 뛰어난 걸출한 마필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국산마도 고가에 낙찰된 마필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상금벌이가 꾸준한데
▲ 마방식구들이 일치단결해 마필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마필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어 경주마로서 수명이 길고 제몫을 해주는 것 같다.

― 소속조 외국산 대표마라 할 수 있는 ‘얼릴릴리’는 선행을 나서지 않고 2코너 오르막에서 선행을 뺏는 특이한 질주습성을 보이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 그 마필은 1400m 정도까지는 추입을 하던 말이었는데 장거리로 와선 추입이 되지 않는다. 또 스타트는 빠르지 않은데 2코너를 접어들며 기승자를 끄는 습성을 갖고 이다. 따라서 습성에 맞게 기승하다 보니 매경주 2코너를 돌며 선행을 뺏는 특이한 습성을 갖게 됐다. 이젠 많이 노쇠해서 큰 성적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

―스타트가 다른 기수들보다 반박자 빠른 것 같은데
▲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만 선행마든 추입마든 스타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발주기에서 말을 바로 세우고 발주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집중을 기울인다. 스타트는 집중력과 연관이 크다고 본다.

―기수로서의 어려움과 향후계획은
▲ 다른 기수들과 마찬가지로 인기마를 타면 중압감을 느낀다. 그전엔 주로로 출장할 때 배당을 쳐다보기도 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염려가 있고 심리적으로도 중압감을 느낄 수 있어 이제는 쳐다보지 않는다. 예시장에서는 팬들이 과거에 비해 한결 성숙해져 욕설과 비난이 많이 줄었다. 현재로선 조교사에는 뜻이 없고 체력적 한계에 다다르지 않는 한 기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
【김현웅 부장 nalja@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