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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수요에 비해 늘어나는 민간 목장 “규모화, 전업화로 활로 모색”
-18개월령마, 씨암말, 퇴역마 등 다양한 경매 도입으로 시장 활성화 계획
-생산의 최일선에서 한국경마 발전 한 축을 담당하는 민간목장들. 민간목장의 수장(首長)으로 지난 2년간 동분서주(東奔西走)했던 현대영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이 어느덧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현 회장을 만나 산적한 현안에 대한 견해와 앞으로의 협회 청사진을 들었다. 【제주=권현 기자 knhn@krj.co.kr】
현 회장은 요사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자신의 목장을 돌볼 틈이 없다. 갈수록 생산자들을 압박해오는 현실이 그에게는 너무 야속하기만 하다. 취임 2년째, 이제 반환점을 돈 그의 임기도 후반기를 맞는다. 현 회장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잘못된 관행과 제도에 맞서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도 기대된다. 해마다 파행을 겪어온 국산마 경매, 현 회장은 24개월령 예비경주마 이외에도 18개월령마, 씨암말, 퇴역마 등을 경매 시장에 내 놓음으로써 경매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경매 상설화에 대해서도 현 회장은 “경매를 볼모로 한 어떠한 요구도 부당하다”며 관련단체와 협의 “정해진 날짜에 반드시 경매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갈수록 늘어나는 민간목장에 대해 현 회장은 “이상하게 경주마를 육성하면 떼돈을 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목장의 규모화, 전업화를 유도해 이익을 내고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목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주마 생산발전 10개년 계획」을 추진, 생산발전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내용.
-지난해 11월 경매는 일반인 참여로 논란을 빚었는데, 향후 경매시행 원칙은?
▲작년 11월 경매는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마주협회의 불참 속에 진행됐다. 장을 세우기 위해서 마주, 마주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시켰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18개월령, 씨암말, 퇴역마 등 다양한 경매를 시행할 계획이어서 마주 이외에도 생산자, 판매인 등도 참여가 가능하다. 경매는 마주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은 우리경마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관례에 불과하다.
-18개월령 경매 등 경매 다양화에 대해 부연설명을 한다면?
▲말이 제기량을 발휘하려면 제 때에 경주마로서 전문 육성, 조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기는 18개월이 적당하다. 하지만 현재 민간목장에서는 18∼24개월령 마필들에 대해서도 사육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18개월령마 경매를 통해 계획된 조련이 가능한 곳에서 훈련시킬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미 일부 발빠른 마주들은 개별구매로 18개월령 마필을 구입하고 있다. 이왕이면 공개시장에서 모든 마주들에게 균등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는 게 협회의 생각이다. 씨암말, 퇴역마 경매도 모두 시장공개를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우리경마는 아직 한 번도 경매가 제대로 시행됐던 해가 없다. 경매의 안정을 위해서 협회는 경매 정례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매해 4, 7, 10월을 경매월로 정하고 해당월 둘째 주 수요일을 경매일로 정례화 할 생각이다. 1차경매도 원래는 4월 10일로 경매일정을 잡았는데, 마주협회에 요청으로 일정을 늦췄다. 앞으로 경매일을 정례화 할 계획이며 가급적이면 관련단체에서도 미리 정해진 경매일정에 맞춰 업무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현재 우리경마에서는 생산자협회를 경매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경매주체는 경매를 열 의무가 있다. 따라서 경매를 볼모로 한 행동은 어떠한 경우도 인정할 수 없다.
-제2경마장 건설이 당초 2003년에서 2005년으로 지연되면서 국산마 생산 적체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2005년까지는 이러한 현상의 지속이 불가피할 전망인데?
▲제2경마장이 지금 당장 개장된다면 현재의 생산수준을 고려했을 때 딱 좋다. 하지만 내륙생산자협회가 생기면서 내륙의 생산도 활발해지고 씨수말이 많아지면서 저급 씨암말도 교배가 가능해져 생산은 앞으로 증가할 전망이라 제3경마장이 빨리 개장되지 않으면 생산 적체문제는 또 발생한다.
-생산마 적체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올해 2세마는 총 5백75두(마사회 육성마 1백91두 포함)다. 지난해 29두까지 이월되면 총 6백4두다. 반면 마사회 도입 계획은 4백70두로 1백34두가 갈 곳이 없게 돼 비율로 따지면 한 목장당 한 두 이상이 되는 셈이다. 경주마는 경주로 이외에서는 쓸모가 없어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목장들의 몫이다. 24개월령마의 평균 생산비는 1천8백여만 원으로 목장 피해는 2천만 원이 넘는다. 여기에 마주협회가 1인 1두 구매 제한, 2001년 11월 경매분 이월 등을 강행할 경우 남는 마필은 3백54두에서 4백24두까지 늘어날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는 적자생존 논리를 들며 생산자들의 요구가 일리가 없다고 하나, 적자생존은 생산기반이 안정된 후의 이야기다.
-최근의 이런 상황 때문인지 마주협회 내에서도 ‘코토바’, ‘경사모’ 등 단체들이 생기고 있다. 특히 이들은 생산자 권익 보호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마주협회 내 일련의 움직임에 대한 생각은?
▲마주협회 집행부 방침이 회원들에게 공감대를 얻지 못한 결과라고 본다. 1인 1두 구매 등 생산자가 소외되고 생산자에게 어려움을 전가한 결과가 ‘코토바’, 마주협회와 마사회의 정책, 양 단체간 갈등 등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경사모’라고 본다. 생산자마주 단체인 ‘코토바’와는 사안에 따라 공조와 협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고가 외산마 개별구매에 관한 입장은?
▲국산마 생산은 아직 초창기라 기반이 잡히지 않았다. 보조지원까지 하면서 고가의 외산마를 도입하는 것이 생산자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고가마를 경쟁적으로 구매했을 때 기존마가 도태되고 지나친 경쟁 등으로 부작용이 우려된다. 윤영호 마사회장에게 유보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연말 출범한 내륙생산자협회에 대한 입장은?
▲지역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전 집행부 당시 내륙자치에 대한 건의가 있었다. 내가 취임한 이후로는 운영비, 출장비 등을 배정하고 임원 2명을 내륙에서 임명했지만 전혀 동참의지를 보이지 않았었다. 내륙목장들은 산재돼 있어 현실적으로 진료, 종부 등에서 제주수준의 지원이 불가능한데 이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를 내륙에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애초에 제주생산자들과의 협력을 원하지 않았고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 안타깝다.
-취임 2년을 넘어 이제 어느덧 임기 전반부가 끝났다. 지난 2년을 간단히 평가하고 남은 2년 동안 가장 중점 두고 추진할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 2년 동안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고치려고 최선을 다했다. 육성마의 경매가가 많이 향상됐으나 아직도 생산비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민간목장의 생산비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앞으로는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양돈, 양우 등 다른 가축사업에는 보조지원이 많다. 하지만 경주마 개별목장에는 단 10원의 보조지원도 없다. 전부 융자 등 자기자본이다. 문화관광부 시절, 농림부도 문광부도 챙기지 않은 결과다. 더욱이 보조지원을 감축해야 하는 WTO체제 하에서 우리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경주마 생산발전 10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서 일본식을 기금을 조성해 목장의 소득향상과 경주마의 질 향상위해 사용할 것이다. 협회 자체 1억, 시행체 및 정부보조금으로 9억 등 총 10억 원으로 5년 간은 활용치 않고 10년 간 1백억 원을 목표로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