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경마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서 우승은 가장 중요한 관심사항이다. 준우승은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인류의 축제인 올림픽에서도 어느 나라가 금메달을 많이 획득했는가가 중요한 관심사항이지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누가 더 많이 획득했는가는 별로 중요한 사항이 되지 않는다.
관중들이 돈을 걸고 관전하는 경마는 더더욱 우승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레이스에 출전하는 경주마는 모두가 우승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모든 기수와 경주마가 이 목표에 충실할 때 경마는 공정하게 시행될 수 있으며 경마팬이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된다.
세계 대부분의 경마시행국들이 단승식 위주의 마권판매 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 나라의 경마는 우승도 중요하지만 준우승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보이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복승식 위주의 마권 판매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 경마팬의 마권 구매성향을 살펴보면 복승식 마권을 구입하는 비율이 전체 마권의 95%가 넘는다. 세계적인 현상과 비교해볼 때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아닐수 없다.
그러면 복승식 마권 위주의 판매정책은 어떤 문제점들을 야기시키고 있는가.
가장 중요한 폐단은 공정경마를 저해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1위 보다는 2위를 중요하게 취급하다보니 경우에 따라 일부러 우승을 하지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즉 1위를 하면 승군하게 될 경우 일부러 2위를 하기 위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또 핸디캡 부담중량이 늘어날 것을 염려하여 일부러 1위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다가 결국 2위도 하지 못한 채 3위 이하로 밀려날 경우 해당 경주마의 복승식 마권을 구입한 경마팬들만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위 ‘간다’(전력질주해 2위내 입상한다)  ‘안 간다’(전력질주하지 않아 2위 내에 들지 못한다)의 루머가 횡행해 경마장의 건전한 분위기를 헤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복승식 위주의 마권판매 정책을 버리고 단승식 위주의 마권판매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경마창출자(마주,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들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단승식 위주의 마권판매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방안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가장 혁명적인 방법은 일정한 기간 동안 복승식 마권을 폐지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쌍승식(1위와 2위마를 순서대로 적중시키는 방식) 등의 마권 종류를 다양화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은 너무 혁명적인 방법이어서 95%이상 복승식 마권을 구입하는 대부분의 경마팬을 생각한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혼란을 적게 하면서 효과적으로 정책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특정경주에서 복승식 마권을 폐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출전마가 많은 레이스라든지 핸디캡레이스, 또는 상금을 벌지 못한 신마레이스 등으로 한정해 복승식 마권 판매를 폐지하면 저절로 단승식이나 연승식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경마대회(대상경주)라든지 출전마가 적은 경주의 경우는 쌍승식과 같은 비교적 적중학기 어려운 마권의 종류를 도입하면 경마의 묘미도 배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정성 확보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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