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78년 사상 처음으로 인위적 경마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는 안타깝고 허탈한 마음을 감출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경마팬을 볼모로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발생한 경마중단 사태였기에 더욱 가슴아픈 일이 아닐수 없다. 이제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모두는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경마팬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가적 환난의 시기를 맞아 국가의 시책에 따라 획일적인 구조조정의 당사자가 된 한국마사회를 비롯한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내부적 고통을 감수해나가고 있다. 그러므로 그 고통의 가치는 새역사를 창조하는 밑거름이기도 하다.
떠난 사람이나 남아 있는 사람에게 남겨진 상처는 쉽게 아물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 상처만을 안고 의기소침해 있기에는 너무도 할 일이 많이 있다. 이제 경마산업은 새로운 발전방향을 하루속히 실천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 중에서도 우선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정책이다. 소위 ‘총알’이 없다보니 서비스정책을 어떻게 펼쳐야할지 엄두도 나지 않을 것이다. 경쟁업종인 경륜과 비교를 할 때 경마의 위축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프로 축구에도 경마에서의 마권과 흡사한 형태의 ‘축구복권’을 도입한다고 하니 경마산업에 대한 도전은 여러 곳에서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뿐이랴 2000년대에 들어서면 카지노가 본격화되어 경마산업을 더욱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경마팬을 위한 서비스업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경마팬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경마팬을 위해 봉사하는 단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대부분 경마팬들은 그동안 한국마사회가 경마팬 위에 군림해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마사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
경마도 분명한 하나의 서비스업임에도 불구하고 경마팬들위에 군림하는 정책을 펼침으로써 경마팬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보다 더 가까이 갈수 있는 가를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경마팬이 없이는 경마산업의 발전을 모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역할을 놓고 볼 때 경마팬처럼 애국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마팬들은 정부와 마사회의 정책이 어떠하든 세계 8위에 이르는 매출액을 올려놓았다.
이제 우리의 경마문화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경마팬 스스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경마팬의 의식이 향상되면 될수록 이들에 대한 서비스정책은 더욱더 강화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경마산업의 발전 속도를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이제 구조조정으로 생긴 상처를 보듬어안고 경마중흥을 향한 힘찬 전진을 계속해야 한다.
이번의 경마중단 사태는 그동안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있던 모든 경마단체들에게 큰 교훈을 남겨주었다. 내집단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과 행동은 모두를 죽게 한다는 것이다. 나만 잘살려고 하다가는 남도 함께 죽게 된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폭풍우가 지나간 땅에도 새싹은 돋게 마련이다. 후진성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한 한국경마! 이제는 선진화의 큰 길로 나서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경영혁신기획단’을 구성키로 했다. 필자는 이 기구가 새로운 집단이기주의를 잉태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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