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칼럼

지난 11일 오후 한국마사회 본관회의실에서는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다.
올해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준비부족과 성의 없는 질문들이 이어져 과연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했다. 아예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않은 국회의원이 있는가하면 일부 의원들은 시간이 지연된다는 이유와 질의가 중복된다는 점을 들어 준비해온 질의를 서면답변으로 대체하는 무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몇몇의원은 자신의 질문만 마치고 어디론가 사라지기도 했으며 질문의 내용도 충실하게 준비를 했다기 보다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을 위주로해 의원들간 질문의 내용이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몇몇 이슈가 될만한 사안조차도 서면답변을 요구해 국정감사를 지켜보던 언론인들과 방청객들을 실망시켰다.
한 의원은 경마브로커의 제보만을 토대로 경마부정 사례를 강조해 해당 기수와 조교사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만약 제보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기수나 조교사는 공인으로서의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프로 전문직업인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많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더군다나 국회의원의 주장은 국회 속기록에 남아 영원히 보존됨으로 해당 기수와 조교사가 범죄사실이 없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이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특정 의원이 거론했던 부정경마 연루 기수 조교사는 한결같이 자신들은 어떤 부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결백하다는 주장을 폈다. 특정 기수의 경우는 부정사례를 공개한 국회의원을 형사고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아무튼 한국마사회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수원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 강력반에 배당돼 본격적인 수사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수사결과가 나와보아야 진실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한쪽의 제보만을 믿고 또다른 당사자의 입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경마부정사례를 발표한 국회의원의 경솔한 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성의없는 국정감사가 진행된 가운데서도 일부 의원들은 진지한 자세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거나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 사안으로는 정부의 한국마사회 사업이익률 6% 설정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따져 물은 것이나 금요일경마를 부활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많은 의원들이 사업이익률 6% 설정의 부당성을 추궁하면서 정부가 현실을 무시한 채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것은 경마를 도박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질책을 보였다. 또한 93년부터 폐지한 금요일 경마에 대해서도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경마팬들의 레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는 것 뿐만아니라 사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금요일경마 부활은 필수적인 정책사항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밖에 마권 종류의 다양화라든지 기부금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의 문제, 장외발매소와 지방경마장 문제 등 경마산업의 발전을 위한 사안들에 대해 성실하게 질의하고 추궁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참으로 든든한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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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김문영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