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마권구매 상한선을 정해놓고 경마를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다.
마권구매 상한선을 정해 놓은 것은 경마를 건전하게 즐기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행해지고 있는 정책이다. 마권구매 상한선을 정해놓지 않으면 경마팬들이 자제력을 잃고 무리하게 고액으로 마권을 구입하여 패가망신하는 경마팬이 양산된다는 것이 정부와 한국마사회의 시각이다.
다시말하면 정부와 한국마사회가 경마팬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통제와 억압을 일삼아온 구시대적 폐습의 하나일 뿐이다.  각종 경마분야 중에서도 경마팬의 의식 향상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경마팬의 의식이 성장하는 동안 각종 제도나 기타 전반적인 경마산업 분야는 그에 부응하여 발전하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 경마의 자화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마팬들은 의식이 빠른 속도로 향상돼온 과정에서도 여전히 푸대접을 받고 있다.  선진경마국에 비해 턱없이 높은 세금과 시행체 수익금을 내고 경마를 즐기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프랑스 등 대부분 선진경마국들이 20% 내외의 세금과 수익금을 징수하지만 우리나라는 30% 내외의 세금과 수익금을 징수한다. 선진경마국보다 10% 이상의 경마팬이 돈을 더많이 잃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대부분의 경마시행국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마권 적중자에게 최저배당률이 1.01배는 넘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연승식의 경우는 1.0배 배당률이 자주 발생한다. 마권을 구입하여 적중하고도 본전 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모든 내기에서 이기고도 본전을 가져간다면 내기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마팬들은 선진경마시행국의 경마팬들보다 상대적인 불이익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경마팬들의 의식향상이 이뤄지면서 각종 후진적인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경마팬 스스로 권익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다양하게 행해지고 있다.
아무튼 선진 경마국에서는 시행하지 않는 마권구매 상한제를 실시함으로써 그 부작용은 여러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발매창구의 혼잡을 들 수 있다. 한사람이 상한액의 마권을 이창구 저창구로 다니며 마권을 구입하는 동안 정작 소액구매자는 시간에 쫓겨 마권구입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기 일쑤다. 지키지도 못할 상한제를 실시하여 혼잡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관람대가 좁아 혼잡한 환경에서 경마를 즐겨야 하는데 마권마저 자유롭게 사지 못한다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경마장에 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인 채 돌아가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지키지도 못할 상한제의 실시는 사람들의 의사를 강제적으로 통제하는 후진적인 제도이다.
또한 발매창구의 혼잡은 불법사설경마를 횡행하게 만들어 경마에 대한 사회의 이미지를 더욱 실추시키고 있다. 마권을 구입하지 못한 선량한 경마팬들이 한국마사회의 배당금보다 10% 이상을 더주는 사설경마꾼들의 유혹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패가망신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상한제도가 오히려 패가망신을 부추기는 쪽으로 작용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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