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에는 제주경마장의 전산장애로 인해 서울경마장은 물론 제주경마장과 전국의 각 장외발매소에서 동시에 마권을 구입하는 제주경마 제2경주가 취소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제주경마장의 전산장애는 제주경마 사상 가장 많은 매출액이 오르면서 컴퓨터의 용량이 이를 커버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주경마의 매출액은 21억4천8백만원을 돌파하면서 컴퓨터가 인식을 하지 못한채 다운돼버렸다. 한국마사회 제주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90년10월 제주경마장 개장 당시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그 용량은 매출액 21억4천7백만원까지만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곧바로 프로그램을 수정하려고 노력했으나 설계 및 운영권자가 미국의 오토토사여서 수정이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오토토사의 관계자가 제주경마장을 방문, 프로그램을 40억원까지 가능하도록 수정해 이번주부터 전산장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오토토사 측은 미국의 화폐 단위개념과 한국의 환폐단위 개념의 차이 즉 1천분의 1의 가치차이에 대한 개념을 적용하지 않고 미국의 달러화 개념에 충실해 21억4천7백만원을 처리하는 용량이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해 프로그램을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아무튼 최첨단 정보시대에 참으로 웃지못할 해프닝이 발생한 것이다.
매출액이 너무 많아 컴퓨터가 이를 인식하지 못해 다운이 됐다면 한편으로 즐거운 고민이라고 웃어넘길 수도 있는 문제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컴퓨터가 없이는 단 하루도 살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는데도 컴퓨터가 다운되어 경주를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컴퓨터가 매출액을 인식하지 못해 다운이 되었다니.....
이에앞서 한국마사회는 지난 9월 Y2K문제 해결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바 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컴퓨터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참으로 당혹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
모든 경마팬은 물론이고 대부분 국민들도 한국마사회의 전산시스템은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발생한 해프닝은 Y2K 문제와 전혀 무관한 것이긴 하다. 그렇긴 하더라도 전산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사기에 충분한 사안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여름에는 한국마사회가 예고도 없이 Y2K 문제 테스트를 위해 천리안 굽소리 코너에 제공하는 데이터를 마지막 경주부터 전송을 하는데다 일부 데이터의 변형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본지를 비롯한 일부 경마전문 매체의 프로그램이 잘못 인식해 제주경마 2경주 대신 제주경마 9경주 프로그램을 게재한 바 있다.
한국마사회가 Y2K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그것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솔직히 불안한 심정을 숨길 수 없다. 물론 여러 실험을 거친 후에 결론이긴 하겠지만 그래서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겠지만 전산과 관련한 문제가 파생되면 괜히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제 새천년이 며칠 밖에 남지않았다. 며칠후면 새로운 환경에서의 전산업무가 시작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우리의 속담이 있다. 다시한번 전산시스템을 총 점검하여 티끌만한 실수도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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