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팬들은 아무리 많은 경마정보를 입수하더라도 항상 부족하게 느낀다. 그나마 한국경마는 경마정보의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은데다가 폐쇄적이어서 경마팬들의 ‘정보 굶주림’현상이 극에 달해, ‘간다, 안간다’라는 루머에 의한 베팅이 성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필자가 연구논문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65.4%의 경마팬이 루머(소위 소스)에 의존해 마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루머에 의존해 베팅을 하다보면 경마의 본질을 망각하고 한탕주의 사행 심리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사행심리에 빠져들다보면 평정심을 잃고 무리하게 베팅을 하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늘다보면 경마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다. 소위 경마는 마칠인삼(馬七人三)의 게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마는 이러한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말의 능력 보다는 기수나 조교사, 마주 등 경마관계자들의 승부의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루머에 의한 베팅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경마정보의 개념을 정립하는 일과 경마정보를 확대 공개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 경마정보의 개념정립은 지극히 통제적이고 폐쇄적인 경마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법과 경마시행령, 경마시행규정, 예상지관리규정 등에는 경마정보의 개념을 정립하기 어려운 독소 조항들이 산재해 있다. 경마정보는 경마창출자(마주,조교사,기수,관리사)들의 매경주 전력질주를 전제로 다양하게 확대 공개되어야 한다.
우선 현재의 훈련관찰 제도를 대폭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사회는 매일 새벽5시부터 오전9시까지를 훈련시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리고 훈련관찰 지역을 관람대로만 제한하여 경마팬과 예상전문가 등 관찰자들은  효과적인 관찰을 할 수가 없다. 한국경마는 외국경마와 달리 경마팬과 경마창출자들이 만날수 있는 기회가 원천봉쇄되고 있다. 훈련시간만이라도 경주마의 컨디션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훈련시간 조정 및 관찰제도 개선을 통해 경주마의 컨디션이 경마팬들에게 보다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별도의 훈련관찰장소를 마련하여 기자나 예상전문가들이 경마관계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야한다. 조교사에게는 말의 훈련방법을 물어보고 기수에게는 어떤 기승술을 연마하고 있는지, 핸디캡전문위원에게는 핸디캡에 대한 질문도 할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 한가지 방법은 마주나 조교사, 기수 등이 경주마의 컨디션을 공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주 마주, 조교사, 기수 등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듯하다. 이 자리에서 오고간 이야기가 매스컴이나 예상지를 통해 공개됨으로써 많은 경마팬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런 자리에서는 마주나 조교사, 기수가 자신들의 경주마에 대하여 상태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들더라도 관계자들이 진실된 마음으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법과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경마의 기본은 매경주 전력질주를 하는 것에 있다.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경마의 이미지 개선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 따라서 마주, 조교사, 기수 등 경마관계자의 성실하고 진실한 자세는 경마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om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