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설경마 근절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사설경마꾼들이 활개를 치면서 건전한 경마장 분위기를 크게 헤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마사회와 수원지방검찰청 합동으로 한국마사회 선릉지점(선릉장외발매소)에서 5명의 사설경마꾼들을 검거하여 수원지검으로 연행했다. 이들 사설경마 행위자들은 올해 2월부터 같은 장소에서 속칭 맞대기로 불리는 사설경마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감시해온 한국마사회는 7월초 사설경마 행위를 발견하고 이들의 행위를 녹화해 증거물을 확보하고 수원지검의 협조를 얻어 검거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모두 6건의 사설경마행위를 적발 사직당국에 의법조치했다.
사설경마가 건전한 경마풍토를 헤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사설경마가 더욱 활개를 치면서 정부가 독점적으로 시행하는 경마의 공신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경마장을 비롯해 각 장외발매소에는 소위 행동대원들까지 거느린 사설경마 조직이 자리를 잡아 선량한 경마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설경마조직은 대부분 폭력조직과 연계가 돼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면 이처럼 사설경마가 활개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세금과 한국마사회 수익금을 중간에서 착복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마는 각종 세금과 수익금으로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공제한다. 즉 경마팬들은 1만원을 투자할 경우 7천원 밖에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경마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결국 30%의 돈을 잃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맹점을 잘 알고 있는 사설경마조직들은 한국마사회가 발행하는 마권의 배당률보다 10% 이상의 웃돈을 더 주면서 선량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경마팬 입장에서는 마사회의 배당금보다 10%를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사설경마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마권세에 적용하는 교육세를 현행 50%에서 60%로 인상하는 안을 국회에 상정키로 해 문제가 되고 있다. 현행보다 교육세를 10% 더 인상하게 되면 총매출액의 1%를 경마팬들로부터 더 거둬들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매출액을 4조3천억원으로 계산할 때 경마팬들은 4백30억원의 돈을 더 잃게 되는 것이다.
사설경마가 횡행하는 요인은 이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마권구매 상한선도 사설경마가 횡행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0만원의 마권구매 상한선을 정해놓다보니 더 많은 액수의 마권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이창구 저창구로 몰리는 과정에서 발매창구의 혼잡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혼잡을 피해 사설경마를 서나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설경마를 하게되면 마사회의 배당금 보다 10% 이상을 더 받을 수 있고 마권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경마장이 수도권에 집중해 있는 것과 경마를 즐기는 장소가 협소한 것도 사설경마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요인을 종합해볼 때 단속만으로 사설경마를 근절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세금한푼 내지않는 사설경마는 점점 더 늘어나게 된다. 정부와 한국마사회는 경마에 부과되는 세금을 적게 징수하여 경마팬에게 되돌려지는 환급률을 높이는 것을 기본으로 마권구매액 상한선 폐지, 경마장의 전국화, 경마관람장소 확보 등 근본적인 대책들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