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기관인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지난주 상임위원회를 열어 경마실황 생중계를 실시하고 있는 케이블방송 리빙TV와 그 관계자에 대해 경고명령을 내렸다.
방송위원회는 리빙TV가 방영하고 있는 `경마실황 중계`와 `예상 TV경마`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각각 경고 및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경고를 결정했다. 리빙TV는 2월3일부터 `경마실황중계` 프로그램을 통해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지는 경주를 생중계해왔다. 방송위원회는 리빙TV가 방송 중에 마필과 기수들의 승률을 소개하고 마필의 훈련상태 및 특징 등을 언급하며 우승마를 예측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예상TV경마`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모든 경주에 대해 우승마를 예측하면서 해당마의 직전경주 배당률과 마권구입 안내, 고배당 예상경주를 언급하는 등 시청자들의 사행심을 조장하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방송위원회는 이번의 경고에 대해 1차 조치에 불과하며 차후 이같은 지적사항이 개선되지 않을 시에는 프로그램 방영 중지 등 강도 높은 법정제재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방송위원회는 경마생중계에 대해 곧 비공식 공청회를 열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자는 방송위원회의 보수적이면서도 편향된 시각에 대해 참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경마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제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경마가 시작된지도 3백년이 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경마가 도입된지 79년이나 되었다. 세계적으로는 1백30여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경마는 세계 인류가 즐기는 보편적인 성인 오락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일부 나라에서는 국가의 중요 기간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다. 아일랜드나 호주는 경마산업이 3대 기간산업으로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다. 미국이며 뉴질랜드 등 경마선진국들도 경주마의 수출을 중요하게 취급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79년의 경마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도박이라는 인식에 매몰되어 사회의 부정적 편견에 갇혀 있다. 경마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미국이나 호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라디오 TV 등 전파매체를 통한 생중계를 보편화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는 물론이고 국가간 마권구입도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상황에서 케이블TV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국내 경마를 생중계하는 것까지도 문제를 삼는다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선진경마국에서는 하등의 문제가 되지않는 상황들을 놓고 `된다 안된다` 아까운 시간을 버리고 있는 동안 우리의 경마산업은 그만큼 후진의 굴레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열린 사고로 열린 정책을 펼쳐 나갈 때 그만큼 발전도 이뤄지게 마련이다.
세계화는 구호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봉건주의적인 관습에 얽매여 스스로 틀속에 갇혀 있을 때 세계의 사람들, 다른 국가들은 우리를 경쟁의 낙오자로 만들고 만다. 고루한 인습의 탈을 과감하게 벗어던져야할 시점이다.
경마=도박이라는 사슬에 묶여 발전적인 일을 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경마를 없애는 편이 낫지 않을까. 경마는 여타의 다른 갬블성 스포츠와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경주마라는 매개체가 1차산업 생성물이라는 점이다. 모든 산업이 1차 산업의 튼튼한 기반 위에서 발전해야만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 방송위원회는 경마산업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여 올바른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