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한국마사회의 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와 관련 살생부 문건 파문이 한국마사회의 내부적인 갈등으로 매우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는 경마발전과 공정한 경마시행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신관람대 개장이 당초 계획보다 훨씬 뒤로 미뤄지는가하면 경주 기록측정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경마시행에 대한 신뢰도 실추시키고 있다.
국가적 경제위기의 과정에서 나타난 잘못된 구조조정은 비단 한국마사회 뿐이겠는가. 다른 공기업이나 산하기관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필자는 당시 한국마사회의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정부가 단 한푼도 출자하지 않은 상태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실업자가 증가하고 국가적 불안이 증가하는 점을 들어 흑자 기관인 한국마사회는 오히려 고용을 창출하는 기여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여러번 펼친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은 획일적인 구조조정이 강행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한국마사회는 오히려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경마팬들이 내는 막대한 세금과 수익금을 사회공익에 올바로 쓰이게 하기위해 경마산업을 더욱 발전시켜야할 책임을 지고 있다. 국가적 환난의 시기에도 불구하고 경마팬들은 지속적으로 많은 세금을 납부했다. 정부는 이것으로도 모자라 추가적으로 세금을 더 거두겠다고 했다. 경마팬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많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질낮은 레이스와 서비스가 미흡한 경마정책들 뿐이었다.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질높은 경마시행을 위해서는 마사회 직원들의 전문지식 축적과 실천이 더없이 중요한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전문지식을 축적해야할 한국마사회 직원들에게 IMF구조조정이라는 서슬퍼런 칼자루를 들이대었다. 이로인한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져 한국마사회는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사실 따지고보면 경마팬들은 애국자다. IMF 이전에도 많은 세금을 출연했고 이후에도 변함없이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이제껏 경마팬들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소위 `도박`을 한다는 죄의식 아래 갖가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상황에서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내부적인 갈등으로 인해 직원들 서로간에 갈등을 겪고 있는 현실은 비애감마저 느끼게 한다. 살생부 문건을 놓고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직원들 상호간의 갈등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필자는 이번 문건 파문이 얄팍한 정치적 이용물로 전락하거나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으로 작용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다. 이번 파문이 경마산업 전체의 발전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바란다.
경마산업 전체가 건전하게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마사회 직원 내부간의 갈등부터 치유해야 한다. 내부적 갈등의 치유는 서로 상대방의 입장은 먼저 이해하고 용서하는 자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상대방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용서한다면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동지로의 의미까지 승화할수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직원 상호간에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소송을 통해 이기고 지는 것은 사법당국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그 이전에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는 화해의 정신이 필요하다. 한국마사회 직원 내부의 갈등이 깊으면 깊어질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이 경마팬에게 떠넘겨진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경마팬이 없는 한국마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은 다시한번 깊이 새기고 하루빨리 갈등을 치유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