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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말산업칼럼] 성이시돌 목장 맥그린치 신부의 선종에 대하여
제주 성이시돌 센터(열두제자 아트샵)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있다.

<1954년, 제주 한림 공소에 첫 부임한 아일랜드 출생의 한 젊은 사제는 이곳 제주에서 참담한 가난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가난보다 더한 ‘절망’을 몰아내기 위해 힘겹고도 기나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버려진 땅, 척박한 땅, 희망 없는 가난한 땅. 모두가 불가능하다며 외면했던 황무지에 묵묵히 씨앗을 뿌렸습니다. 이미 반세기를 넘긴 ‘제주 성 이시돌’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제주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한 뒤 척박한 제주 땅에서 60년 넘게 선교와 각종 사회사업을 해온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Patrick James Mcglinchey, 한국명 임피제) 신부가 4월 23일 오후 6시 27분 선종했다. 4월 9일 심근경색과 심부전증 등 허혈성 심질환으로 제주한라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그는 향년 90세 일기로 위대한 생을 마감했다.

1928년 남아일랜드 도네골 레터켄에서 태어난 맥그린치 신부는 1951년 신품성사를 받은 뒤 1953년 25살 나이에 부산에 도착했다. 순천으로 이동한 그는 5개월간 순천성당 보좌 신부를 했으며 1954년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 제주로 와서 중앙본당 한림공소에 부임했다.  

제주 4·3 사건과 한국전쟁으로 가난에 허덕이던 제주의 현실을 목도한 맥그린치 신부는 목축업 기반을 다지고 사회 복지 시설을 설립하는 등 근대화에 앞장섰다. 인천에서 새끼를 밴 요크셔 돼지 한 마리를 구입해 제주 한림까지 가져왔는데 이 돼지는 훗날 연간 3만 마리를 생산하는 동양 최대 목장의 기초이자 제주 근대 목축업의 기반이 됐고 맥그린치 신부는 ‘푸른 눈의 돼지 신부님’라는 별명을 얻었다.

가난을 타개할 대책으로 성이시돌 목장을 설립하고 척박한 한라산 중턱 산간을 경작하는 등 새로운 농업 기술을 전파하기 시작한 그는 1957년 양 35마리를 구입, 4H(머리, 가슴, 손, 건강의 영문 첫 글자) 클럽을 조직하고 가축 은행을 만들었다. 사료 공장도 직접 만들어 농민에게 저렴하게 공급했고, 1959년 한림수직이란 봉제공장도 만들어 1300여 명의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1970년에는 성이시돌의원을 개원해 극빈 환자에게는 무료진료를 실천했다.

1962년에는 제주도 최초이자 국내 농촌 지역 1호인 한림신용협동조합도 만들었다. 또 목장사업으로 생긴 수익금으로 병원·양로원·요양원·유치원·노인대학·청소년수련시설 등 사회 복지 시설을 설립했다. 2002년 3월 성이시돌 병원을 호스피스 중심의 성이시돌 복지의원으로 재개원했으며 후원 회원들의 도움과 이시돌농촌사업개발협회 지원 덕에 전액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2003년에는 전체 부지 면적이 490만㎡를 상회하는 경주마 목장을 만들고 말 육성과 순치 조교를 중점으로 판매 산업 및 마주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마사 시설을 증축하면서 경마장 입사 전 순치 및 훈련을 하는 등 말 복지에도 전념하며 선진화된 말산업을 국내에 선보였다. 2006년 재팬컵 우승마인 ‘야후디’를 씨수말로 도입했으며 한국 경마의 최다 연승을 세운 ‘미스터파크’의 부마 ‘엑톤파크’도 도입했다.

가난을 벗어나지 않으면 하느님께 다가설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진 그는 1972년에는 대한민국 석탑 산업훈장을 수상했고 1975년에는 막사이사이상 국제 이해 부문을 수상했다. 60여 년 봉사 활동을 한 공로로 2014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고 아일랜드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4월30일 오후 4시 30분에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에서 추모미사를 봉헌한 뒤 성이시돌 목장 글라라 수녀원 묘지에 안치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맥그린치 신부의 선종을 애도하며 보낸 조전에서 “고인은 4·3 사건과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제주도에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오셨다”고 추모했다.

천박한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이기주의만 만연한 세태에서 아름다운 공동체 만들기에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출 판 일 : 2018.04.26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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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음   글 [말산업칼럼] 말산업과 관련한 활발한 국민청원 말산업 발전 정책에 적극 반영되어야
이   전   글 [말산업칼럼] 글로벌산업의 능력 있는 일꾼이 되고 싶다면 말산업국가자격증에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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