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315호 경마상금 협상 난항, 슬기롭게 풀어가자

2002년도 경마상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경마상금은 경마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축이다. 경마상금에는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 농가들의 생계에서부터 조교사 기수 관리사들의 생계가 달려 있다. 또한 마주는 경주에 대한 재투자를 위한 기본 재원이기도 하다.
경마상금을 얼마나 잘 결정하느냐에 따라 경마산업이 원활하게 잘 발전하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다.
정부와 한국마사회 그리고 경마 각 단체간에는 해마다 경마상금 결정을 놓고 많은 진통을 겪어왔다. 진통의 가장 기본은 집단적 이기주의에서 출발이 되었지만 경마상금 액수가 적었던 것이 보다 큰 문제였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마사회가 경마상금 안을 제시하면서 서울마주협회,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는 IMF구제금융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닥치자 경마산업에 대해서도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적자기업이나 적자산업에 대한 것이었어야 마땅하다. 정부는 다른 산업에 적용했던 획일적인 구조조정을 경마산업에도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일으켰다.
경마상금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구조조정의 산물이었다. 국가적 경제위기의 초래는 재벌기업 중심의 특혜 경제정책과 대부분의 기업과 산업분야가 무분별한 투자와 고임금, 과당경쟁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구조조정은 이러한 불합리와 모순을 타파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어야 했다. 멀쩡하게 잘 발전하고 있는 경마산업에 무자비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세계와의 경쟁에서 뒤떨어지게 만들었으며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생활을 궁핍하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합리한 경제환경 속에서도 경마산업은 꾸준하게 발전을 거듭해왔다.
경마산업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나가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경마상금의 책정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이번기회에 경마상금의 불합리한 부문을 획기적으로 정리하기 바란다. 가장 합리적인 경마상금의 책정은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마산업도 이제는 국산마의 비율이 70%에 육박하면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추어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경마산업이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가 되지않기 위해서는 지금이 가장 주용한 시점이다. 지금 잘못된 정책결정이 내려진다면 두고두고 후회를 할 수밖에 없다.
시장경제 원리에 충실한 경마상금의 결정을 위해서는 경마산업 각 단체간 집단이기주의를 접고 전체 경마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갈 것인가에 고민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질좋은 국사마를 많이 생산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질좋은 경주마를 많이 소유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경주마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관리를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뛰어난 기승술을 선보일 것인가, 어떻게 하면 경마팬에게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보여줄수 있는가의 원칙하에 경마상금이 결정되어야 한다.
과거부터 논란이 되어온 매출액에 대한 정률제 상금안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기마와 관련된 상금의 메리트 제도도 검토해볼만하다. 도한 복승식 위주의 상금 정책을 전환하여 단승식이나 쌍승식 등 우승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상금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마산업 구조는 곳곳에서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경마시행 제도는 물론이고 마주의 자격에 대한 문제, 경주마의 부가가치에 대한 문제,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한 기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상금협상과 더불어 바람직한 정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