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경마(3월4일)에서 사상 최초로 일일매출액이 6백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월18일 경마에서 5백99억8천여만원의 일일매출액을 기록해 `일일매출액 6백억원 시대` 초읽기에 들어갔던 한국경마는 지난주부터 잠실경륜 개장으로 매출액의 감소가 우려됐었다. 그러나 지난주 일요일 갑작스런 악천후로 경륜장 경주로가 얼어붙어 전 경주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 경륜팬들이 대거 경마장으로 유입되면서 일일매출액 신기록이 수립됐다.
이날 경마는 일일매출액 최고기록은 물론이고 단일경주 최고 매출액 기록도 갈아치웠다. 마지막 경주였던 12경주에서 72억6천여만원의 마권이 발매돼 종전의 최고기록인 지난해 12월17일 9경주의 71억8천여만원을 뛰어넘었다. 이날 입장인원도 14만2천9백56명을 기록해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은 물론이고 전국의 각 지점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다보니 발매마감시간을 앞두고 각 창구마다 미처 마권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마팬이 속출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창구의 혼잡으로 인해 일부 창구에서는 경마팬들끼리 다툼도 벌어졌다. 고액 베팅자들은 이창구 저창구로 옮겨다니며 마권을 구입하느라 혼잡을 더욱 가중시켰다. 혼잡과 욕설이 난무하고 분위기가 험악해 일상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고 경마장을 찾은 팬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잔뜩 안아야하는 고통을 겪었다.
이제 하루 매출액 6백억원 시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경마팬에 대한 서비스는 외형적인 성장규모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마팬 서비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경주의 질 향상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월에 들어서는 경마일이 늘어나면서 경주당 최고 출전 두수가 12두로 제한이 되고 있는데다가 분할경주가 속출해 경마의 묘미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최하 두수인 7두가 출전하는 경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경주의 박진감이 점점 떨어져 경마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질좋은 경주를 편성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주마자원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효과적인 경주계획 수립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경마팬 서비스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환급률 문제다. 세계적으로 경마선진국 대부분은 경마에 대한 세금과 시행체의 수익금은 전체 매출액의 20% 이내로 결정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마세금은 전체매출액의 30% 내외에 이른다. 결국 다른 경마선진국의 경마팬들보다 10% 내외의 돈을 더 잃고 경마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1백배 이상의 배당금과 10만원 이상의 마권 구매자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를 징수함으로써 이중과세의 논란을 빚고 있기도 하다. 경마세금 개선은 경마팬 서비스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할 부문이다.   이외에도 경마팬들에게 제대로 서비스되지 못하는 요소들은 무수히 많이 있다. 경마팬들은 세금을 많이 내는 애국자이면서도 사회로부터는 `도박꾼`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진경마국에서의 경마팬은 취미생활의 한분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마가 사회의 편견에 갇혀 있다보니 아직도 가족들 몰래 경마장을 다녀야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와 정부조차도 경마팬을 `손님`으로 모시기 보다는 `도박꾼`으로 취급하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을 서슴지 않고 있다.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은 환급률만 보더라도 그러하다. 게다가 각종 규제와 통제, 시행체 위주의 경마제도 등 경마팬을 업신여기는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정부와 마사회는 권위적 발상을 버리고 진정으로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 정책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