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판은 허구다. 배당판은 입상가능성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어떤 사람은 배당판을 읽어내지 못하면 경마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배당판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어떤 마필의 입상이 유력한 지 가려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마감전 인기를 모으며 배당이 떨어지는 말이 입상가능성이 높다고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필자는 배당판을 통해 마필의 입상가능성을 읽어내려는 모든 이론에 명백히 반대한다. 지금까지 관찰한 바에 의하면 배당판의 움직임은 입상가능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갑자기 바람이 불며 급격히 인기를 모으고 배당율을 떨어뜨렸던 말들이 실전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을 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또한 급격하게 인기가 떨어져 배당을 크게 올려놓았던 말들이 실전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내며 입상하는 경우도 많다.
배당판은 모든 경마팬들의 마필 입상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어 형성된다. 그러나 그 기대치는 개개인에게 같을 수 없으며 또한 수시로 변동한다. 따라서 입상에 대한 기대치는 혼돈의 와중에 있다. 혼돈의 와중에서 어떤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할 지라도 그것은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 다시말하면 배당을 형성해내는 마권 구매자들의 입상기대치는 입상가능성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필자는 배당판을 믿지 않는다. 배당율과 입상가능성과의 함수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 어쩌면 배당판이 라는 것은 우매한 군중심리가 작용하는 선동적 성향을 갖고 있는 지도 모른다.
혹자는 다수의 세력이 융합되어 만들어내는 배당율이 진리 즉 입상가능성을 가장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가정한다면 배당판은 모든 정보와 확률이 가장 정확하게 반영된 완전경쟁시장의 가격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70%가량의 환급율을 감안할 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30%씩 질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배당판의 허점을 이용해 입상가능성에 비해 큰 배당을 반복적으로 구매할 때만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배당판의 대세에 영합하거나 의존적인 성향을 보인다면 경마에서 승리할 기회는 줄어든다.

작 성 자 : 김현웅 om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