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는 법(2) - 말 머리 생김새에 대해

지난호에서는 미흡하지만 예시장에서 경주마를 관찰하는 법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다. 근래에 들어서 경주마 관찰에 대한 일반경마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시장의 열기는 추운 겨울날씨를 녹이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아직 예시장에서 경주마 관찰을 통해 완벽하게 우승마를 가려낼 수 있다는 경마팬들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예시장에서 눌러 앉아 경주마 컨디션을 관찰하는 전문가들 역시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바라보고 있지만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야 20여분의 짧은 시간동안 12∼14두에 달하는 경주마의 상태를 정확하게 짚어낸다는 것은 일평생을 말과 함께 지내온 사람들에게 조차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일반 경마팬에겐 당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마필에 대한 상태 점검만이라도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다면 우승마를 가려내는데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이미 언급한 얘기지만 꾸준한 반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주마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하는 길밖에는 없는 것 같다.
이번 호부터는 경주마를 관찰하는데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주마의 부분별로 좋은 말은 어떻게 가려내야 하는가를 살펴보겠다.
보통 사람들을 볼 때 얼굴을 살피는 경우가 많다. 사람얼굴에는 그 사람의 현상태를 나타내는 다양한 정보가 들어있다. 얼굴색은 어떤지, 눈매는 어떤지 등을 통해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얘기가 다소 빗나갔지만 말에 있어서도 머리의 생김새를 살펴보는 것도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말 머리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 숨을 쉬게 하는 역할, 음식물 섭취 기능, 사물식별 기능 등이 그것이다.
말 머리의 기능별로 자세한 설명을 하겠지만 우선 말 머리의 전체적인 외관은 넓고 평평한 이마와 코와 귀의 뚜렷한 모습, 양면의 양외측으로 똑똑하게 박힌 눈, 그리고 잘 빠진 콧등과 입술 등을 하고 있어야 한다.
말의 머리를 관찰할 때 아름답고 예쁘게 생긴 것이 앞에서 말한 것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즉 경험을 통해 능력이 좋은 말이 잘생겼다는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세세한 관찰법에 대해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경험상 나오는 느낌이 우승마를 가려내는데 일조하는 경우가 있다.
말은 어떤 동물보다도 목의 길이에 비해 큰 머리를 가지고 있다. 보통 말 머리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경주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8kg정도가 정상이라고 한다.
즉 적당한 길이의 목을 가진 말이 약 18kg정도 무게의 머리를 달고 있다면 몸체의 균형이나 다리 운동의 조절을 훨씬 수월하고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말이 몸체에 비해 너무 큰 머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 말을 좋은 운동능력을 발휘할 수 없으며, 반대로 너무 작은 머리를 가지고 있다면 주행시 도약 능력이 떨어지고 착지시에도 균형잡기가 어려워 진다.
만일 경주마가 걸음을 걸을 때 머리를 세차게 흔든다면 다리의 이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앞다리가 다쳤다면 땅에 닿으려는 순간 머리를 윗쪽으로 세게 흔들어서 몸체를 끌어 올리게 되어 아픈 다리가 착지된 동안에는 큰 부담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반대로 뒷다리를 다쳤다면 머리를 아래로 세게 떨구어 무게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키게 된다.
육상선수는 일반인에 비해 엄청난 폐활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보편화된 얘기다. 500kg에 육박하는 몸체로 경주를 하는 경주마 역시 폐활량과 성적의 상관관계는 크다. 이런 의미에서 말의 콧구멍의 크기는 크면 클수록 좋으며 양쪽의 콧날개는 얇으며 탄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주시 많은 공기를 흡입하여 폐에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시장에 쉽게 살필 수 없는 부분이지만 말의 치아도 건강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치아의 상하가 잘 맞게 마모되어 있고 단단해야 한다. 그래야 각종 사료를 잘 부숴서 소화가 잘 되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사실 부분별로 더욱 자세한 경주마 관찰법이 있지만 너무 세분화된 관찰법은 오히려 ‘나무만 보고 산을 못 보는’ 잘못을 범할 수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 일반경마팬이 접근할 수 있는 정도에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중요한 것은 앞에서 제시한 말 머리 관찰법을 통해 그저 예쁘게 생겼다 수준을 벗어나 한두 부분이라도 ‘아! 이래서 저말은 좋은 말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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