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상반기결산’‘뉴스트랙’
한여름 밤의 더위를 식혀주는 야간경마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한국마사회는 99 야간경마를 축제로 만든다는 취지하에 관람대 전면 시상대와 관람대 후면, 경주로내 공원, 승마 경기장에서 매주 다양한 행사를 준비, 경마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러한 다채로운 행사중 경마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옥의티’가 있다.
매주 경마공원내 전면 시상대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마사회 방송팀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 겹치는 것이 그것.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6시 10분-6시 30분 사이에 경마공원내 전면 시상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지난 7월 24일-25일, 8월 14일-15일에 한국마사회 방송팀에서 제작한 ‘뉴스트랙’, ‘99 상반기 결산’과 맞물렸다. 경마계에서 펼쳐지는 각종 뉴스를 모은 ‘뉴스트랙’이나 99년 상반기 동안의 각종 기록과 결과를 알려주는 결산 프로그램인 ‘99 상반기 결산’은 경주로 대형전광판을 통해 방영됐지만 관람대 전면 시상대에서 펼쳐진 공연으로 인해 관람대에 앉은 경마팬들은 청취가 불가능했다. 결국 마사회에서 제공하는 방송내용을 알기 위해선 실내로 자리를 옮겨야만 시청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 시간에는 태권도 시범, 스포츠 댄스, 에어로빅, 브라스밴드 공연 등이 펼쳐졌다.
반면 1시간의 여유가 있는 6시 50분-7시 50분 경주 사이에는 아무런 공연이 없어 극심한 대조를 이뤘다. 이유는 ‘제주경마’ 교차경주가 방송되는 시간이었기 때문. 바꿔 말한다면 ‘뉴스트랙’이나 ‘99 상반기 결산’은 베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니까 일반 경마팬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리라 짐작하고 공연시간대에 방송을 편성한 것이고, ‘제주경마’는 베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방송도중 다른 공연을 안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마에 베팅은 있지만 문화는 없다’고 한다.
물론 한국마사회는 최근들어 이러한 베팅 일변도의 경마공원 풍경을 탈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번에 ‘뉴스트랙’이나 ‘99 상반기 결산’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면면들을 살펴볼 때 아직도 문화보다는 베팅을 중시하는 풍조에 한국마사회도 맞춰 가는 것처럼 생각된다.
‘뉴스트랙’이나 ‘99 상반기 결산’은 분명 경마팬들에겐 대단히 의미있는 방송이다. 그러나 좋은 방송을 만들고도 시청을 불편하게 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시간대 조정을 통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작 성 자 : 김중회 om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