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은 사람의 성격을 나타낸다고 한다.
경마에서의 베팅, 이것도 금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박과 일맥 상통한다.
이런 전제하에 어떤 방식의 베팅 스타일이 있는지 알아보고 또한 자신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가벼운 마음으로 적용해보자.

소신파
오로지 자신이 정해 놓은 철칙에 의해 경주를 분석하고 베팅하는 스타일이다.
주위 사람들의 현혹이나 분위기에 흔들림이 없다. 소신이 강해 자신의 분에 넘치는 베팅은 하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승산이 없으면 과감히 포기한다. 때문에 손해가 적고 후회도 적다. 아마 가장 바람직한 스타일이라고 생각된다. 자신과의 싸움이 힘들지라도 진정한 경마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분석파
종합적인 데이터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는 베팅 스타일이다.
기본 조건뿐만 아니라 경험을 통해 터득한 방식까지 접목한 경마팬들의 이상적인 베팅 방법이다. 그러나 각기 변수들의 중요성에 대한 비중이 편파적일 수 있기 때문에 위험성도 따른다. 그러나 이것이 다시 경험으로 축척 된다면 언젠가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적인 스타일이나 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배당파
배당파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자신이 공들여 선정한 경주마가 소위 배당이 나오지 않으면 베팅을 하지 않는다. 조금은 무리수를 두더라도 배당이 높은 말에게 베팅한다. 아마 대부분의 경마팬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소신이 따르겠으나 이것이 점차적으로 반복되면서 타인의 마권구매 성향에 치중되기 때문에 분석력에 저하를 가져온다.
두번째는 분석이전에 배당률 변화에 모든 시선을 집중하는 부류다. 관심의 대상은 순차적으로 배당이 떨어지는 마권. 이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경주 전반적으로 입상 가능마의 윤곽을 잡을 수 있어야 하며 예상 배당률 도출에도 어느 정도 예지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분석력에 있어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에 새로운 각도의 마필 선정 분석력이 필요된다.


정보파
이들은 오로지 떠도는 부정정보에만 급급해 하는 무소신파로서 소신파와 정반대 위치에 있다. 아무리 우승 유력마 혹은 능력 부진마가 있다고 할지라도 절대 이를 믿지 않고 소위 ‘간다’, ‘안간다’라는 루머에만 귀기울인다.
만약 그 루머를 들었다면 경주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고액의 마권을 구입한다. 그러나 결과는 경마팬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 우리나라 경마의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된 것은 이들의 지대한 공(?)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위험천만한 경마팬으로 하루속히 입상가 선정의 진로를 바꿀 필요가 있다.

실속파
다소 대범하지 못한 맛도 있으나 실속만큼은 확실하다. 일단 베팅에 성공하면 본전은 챙겨 놓고 이득 본 액수만큼 다시 베팅한다. 그러다가 또 적중하면 다시 챙기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그만둔다. 자제력이 무척 뛰어나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런 안전제일 주의가 비록 인간관계에서는 인심을 잃을 수 있지만 경마에서만큼은 본받을 만하다. 실패가 적은 형으로 경마를 레저로 즐기기엔 안성마춤이다.

해설파
비교적 시끄러운 편이나 옆에 있으면 최소한 지루하지 않다. 특히 자신이 적중한 레이스의 성공담을 들으면 경마 최고 전문가도 저리가라 할만큼 세세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다음 경주에서 적중하지 못하면 당당했던 기세는 온데간데 없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풀이 죽어 더 나가 기수 및 주변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
인간적으로 미워할 수 없는 단순함이 있으나 경마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상 경마의 베팅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았다. 아마 거론된 내용중 모두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일부면에서 자신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새천년을 맞이해 만약 자신의 베팅 스타일에 단점이 있다면 이것을 개선하고 또한 서서히 건전한 스타일로 전환이 되었으면 한다.

작 성 자 : 김대유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