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A는 유부남인 B와 간통한 사실이 있고, 한편 B는 C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하여 구속중에 있는데, B의 처 甲이 A를 찾아와 너 때문에 남편이 구속되었으니 책임을 지라는 등 갖은 행패를 하여, A는 이를 견디다 못해 C가 입은 피해 변상조로 A소유 부동산을 C에게 양도하였다. 그후 A는 C를 상대로 위 부동산의 양도가 의사결정의 상태가 박탈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을 이유로 그 무효를 주장하여 C명의의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위 사안의 경우 A의 이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답)이 사안은 이른바 하자있는 의사표시에 관한 문제이다. 의사표시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표의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결정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타인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아 그에 기초하여 의사표시가 행하여지는 수가 있는데, 이를 「하자있는 의사표시」라고 한다. 이러한 하자있는 의사표시에는 「사기」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가 속한다.
하자있는 의사표시의 효과로서는
(1) 상대방의 사기·강박의 경우
ⅰ) 표의자가 상대방으로부터 사기나 강박을 당해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표의자는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110조 1항)
(2) 제3자의 사기·강박의 경우
ⅰ) 「상대방 없는 의사표시」를 제3자의 사기나 강박으로 인한 때에는, 표의자는 언제든지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ⅱ)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를 제3자의 사기나 강박으로 인한 때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표의자는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민법 110조 2항)
(3) 제3자에 대한 관계
하자있는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위 사안에서 A는 甲으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받아 시달림에 지친 나머지 그 소유 부동산을 C에게 양도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 간섭의 정도가 워낙 심해 A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였다고 볼 경우에는, 그 의사 자체가 없는 것이 되어 위 양도는 무효가 된다.〈대판 1984.12.11〔84 다카 1402〕〉
그러나 설문에서는 그러한 단계까지 이르른 것으로는 보여지지 않는다. A는 강박을 이유로 위의 양도를 취소할 수 있을 뿐인데, 설문에서는 제3자의 강박의 경우이므로, 甲이 강박을 행하여 A가 그러한 양도를 하게 된 사실을 상대방인 C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그 양도를 취소할 수 있다.
【본지 법률고문】

작 성 자 : 양건식 jso0106@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