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가장 독특한 특징중의 하나는 긴 얼굴이다. 긴 얼굴은 큰 어금니(Grinding Teeth)들을 위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넓은 콧구멍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복잡하고 꾸불꾸불한 콧속통로들의 면적이 말 바깥 몸전체 면적과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공기를 흡입하는 능력은 말이 사람보다 훨씬 월등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인이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먼 거리에서 오는 중요한 냄새들을 맡을 수 있다. 야생마에게 있어 몇 가지의 주요한 냄새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초원에 잠복하고 있거나 기어오고 있는 배고픈 침략자의 냄새를 감지하여야 하며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 멀리 있는 우물을 후각을 통해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말은 먼 곳에 있는 암말이 발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말주인들은 종종 수말이 마방안에 갇혀 있어서 보이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먼 들판에서 발정하여 왔다갔다하는 암말의 참을 수 없는 냄새를 맡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발정에 관한 수말의 암말에 대한 후각은 상당히 예민하여 반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발정한 암말도 찾아낼 수 있다. 수말이 발정한 암말의 냄새를 맡을 때는 플리멘(flehmen)행동이 도움이 되는데 숨을 깊게 들이마신 다음 윗입술을 위쪽으로 말아 올려 콧구멍을 막은 후 공기를 순환시킨다.
콧속의 감각기관들 중에는 비중격내 연골조직에 무수히 많은 구멍이 나있는 기관이 있는데 (일명 Vermonasal organs, Jacobsen’s organs) 이곳에서 동물의 냄새, 즉 페로몬(유인제)을 세밀하고 효율적으로 감지한다.
이러한 페로몬은 이것을 발산하는 동물의 성적상태나 감정적 상태를 알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성적흥분상태에 있는 어떤 말을 다른 말로부터 개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개체식별방식은 두 마리의 말이 처음 만났을 때의 행동에서 관찰된다.
유대관계를 맺으려고 애쓰는 각각의 말들은 세밀하게 냄새를 맡는다. 특히 가까이 마주서서 코와 코를 붙이고 서로의 호흡냄새를 맡는다. 이때 둘중 하나가 다른 말의 민감한 콧구멍 속으로 개인적인 명함(calling card)역할을 하는 콧바람을 불어 넣어 자신을 기억하게 하면 상대방도 답례로 콧숨을 보내 서로간의 관심을 보여준다.
이렇게 한 결과 서로간의 우의가 확인되면 신뢰적인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몇몇 말주인들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말에게 콧바람을 불어넣으면 말과 좀 더 친해질 수 있고 특히 좋아하는 말에 코와 코를 맞대고 콧바람을 교환하면 유대는 더 긴밀해지며 말과의 친밀감을 돈독히 하는데 있어 마술적인 방법이 된다고 주장한다.
말이 주인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고 주인 또한 말을 세심하게 다루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며 그들 사이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그러나 야생마들 사이에서는 콧바람 인사가 항상 깊은 우정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두 마리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려고 할 경우에 살인적인 싸움으로 전개되기가 쉽다는 것이다. 만약 콧바람을 불어넣고 들여마시는 인사를 할 때 서로가 잠재적인 라이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때의 콧바람 인사는 적을 확인하고 그를 미래의 적으로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말주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문제가 되지 않으며 상호간의 콧바람은 좋은 인사법일 것이다. 멀리 있는 발정한 암말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수말의 능력은 때때로 수말이 경마나 큰 기마행진같은 중요한 일을 소홀하게 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주인들은 수말이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때로는 교묘한 속임수를 써야 한다.
가장 단순한 해결책은 수말의 코에 강력한 냄새의 향수기름을 집어넣는 것이다. 그러면 말은 암말냄새나 다른 모든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어 유도에 잘 따른다. 그러나 매우 민감한 말의 코속에 이런 강력한 물질을 삽입하게 되면 말이 스트레스를 받게되며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코점막을 손상시키게 된다.
암말은 자기 자마를 확인하고 다른 말로부터 자신의 자마를 구별하는 기본적인 수단으로 냄새를 활용한다. 말이 보거나 듣고 알 수 잇는 요소들을 모두 차단하고 후각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를 통해 이것을 알 수 있다. 암말은 시각이나 청각으로도 자마를 식별할 수 있지만 고요한 어둠속에서도 냄새를 통해 자마를 식별할 수 있다. 야생마를 관찰해본 사람들은 암말들이 매일매일 자마들의 냄새를 맡고 냄새의 질을 확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마들이 성장해 감에 따라 특유의 냄새가 약간씩 변하기 때문에 어미들은 매일매일 냄새를 맡아 최신의 냄새를 기억하는 것이다. 냄새와 구분하여 맛에 대해 알아보면 말들은 보통 “쓰고, 달고, 짜고, 신”네가지 맛을 느낀다. 맛을 느끼는 종류로만 보면 말의 미각은 사람과 비슷하지만 예외적으로 쓴 음식에 대해서는 훨씬 더 잘 참아서 사람들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쓴 음식도 말들은 행복하게 섭취한다. 대부분의 말주인들이 알고 있듯이 말이 설탕덩어리나 박하사탕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을 볼 때 단맛을 느끼는 감각도 발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흥미로운 것은 매우 어린 말들에게는 단것에 대한 기호가 그렇게 강하게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며 아울러 늙은 말들은 단물질을 맛이 좋아서라기보다 기승자가 기승에 대한 보상형태로 설탕등을 주는 특별한 순간과 우호적인 상호교감 때문에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작 성 자 : 박일웅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