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甲은 1999년 6월경에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3천만원에 전세내어 입주하고는 그 입주 당일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 그러나 위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하여 보니 이미 99년 2월경에 위 아파트의 주인인 乙이 채권자인 丙에게 5천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상태였다.
그 후 丙이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위 아파트는 5천만원에 丁에게 경락되었다.
甲이 위 경매절차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을 경우 甲은 위 경락대금을 모두 수령한 丙에 대하여 자신이 받아야 할 소액보증금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겠는가?


답
위 사안의 경우 甲이 위와 같이 경매절차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여 참가하면 소액보증금으로 1천2백만원까지 배당을 받을 수 있으나 실제로 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경우에 甲은 위 경락금 5천만원을 모두 받은 丙에 대해 甲 자신이 받을 금액인 1천2백만원 만큼 丙이 더 받은 것이니 이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경우 대법원 판례 중 90다카 322, 339 판결에 의하면 “최우선 변제권이 있는 소액임차인이 임의경매절차에서 배당요구하지 아니하여 근저당권자가 소액임차인이 배당 받아야할 임차보증금 상당의 금원까지 배당받았다면 이에 대하여 실체법상 권리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소액임차인은 근저당권자에 대하여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에 따라 소액보증금 상당에 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있다”라고 판시하여 甲이 丙에 대하여 금 1천2백만원에 대한 부당이득청구를 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판레(98다 12379)는 그 견해를 달리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하여 우선변제청구권이 인정되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현행법상 배당요구가 필요한 배당요구채구　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 이러한 배당요구채권자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아닌한 경우에는 비록 실체법상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다 하더라도 경락대금으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므로, 이러한 배당요구채권자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하지 아니하여 그를 배당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배당표가 작성, 확정되고 그 확정된 배당표에 따라 배당이 실시되었다면 그가 적법한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 상당의 금원이 후순위 채권자에게 배당되었다고 하여 이를 법률상 원인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여 배당에 미참여한 임대차보호법상의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부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 사안에 있어서도 위 최근의 대법원 판례에 따른다면 甲은 丙을 상대로 금 1천2백만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甲은 아파트 주인으로서 임대인이었던 乙에 대하여 금 3천만원을 일반 채권으로서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본지 법률고문】

작 성 자 : 양건식 violet@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