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기문이 열리면서 박차고 나오는 말들을 볼 때 경마팬들은 자신이 베팅한 말을 유심히 지켜 볼 것이다. 자신이 베팅한 말이 스타트는 잘 나와서 그리고 자리는 잘 잡고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지 지켜보는데 자신이 베팅한 말이 무리 없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을 때 마음은 긴장속에서 주먹을 움켜 질 것이다. 그리고 소리친다. 그래! 좋다. 잘 간다... 잘 달린다...  그렇게만 간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힘차게 응원을 한다. 이렇게 응원을 한 말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였을 때의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을 것이다. 아마 대다수의 팬들이 이 맛에 경마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경마장에 와서 매번 이러한 기뿐 일만 있으면 좋으련만 어찌 된게 경마는 기쁨도 잠시 이고 하루 종일 깨지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자신이 베팅한 말이 질 때 지더라도 결승선이나 통과하고 지면 그런대로 미련이라도 없건만 말이 결승선을 통과하지도 못하고 마권이 휴지조각이 될 때의 그 황당함이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진짜 이런 때는 베팅을 많이 한 팬들은 울고 싶다고 한다. 이 황당한 상황이란! 자신이 베팅한 말이 게이트를 나오면서 기수가 낙마되었을 때 돌아(?) 버리겠다고 한다. 그리고 게이트를 잘 나와서 자리도 잘 잡고 가기에 라스트에서 왠만하면 이기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수가 낙마를 하여 말만 혼자 달릴 때... 우와 미치겠다...    

지난주 일요일 1000미터 경주에서 인기마인 뉴리더가(기수 오명섭) 선행을 가고 있다. 여러모로 보나 선행을 가기에 뉴리더가 입상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덧 4코너를 돌아 라스트에서 힘찬 걸음을 보이고 있다. 열심히 달리고 있는 뉴리더에게 더 힘을 내라고 명섭이가 연타로 채찍을 3대 휘두른다. 그리고 몇 번 몰다가 다시 채찍을 이번에는 4번이나 휘두른다.
이 채찍을 휘두를 때 뉴리더에 베팅한 팬들은 신이 나서 좋았을 것이다. 라스트에서 선두에 가고 있고 이런 상황이라면 이변이 없는 한 충분히 입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그래 명섭아 더 쳐라, 쳐라 하면서... 두 주먹에 힘을 불끈 쥐었을 것이다. 맞추었을 때의 마권액수를 계산하면서...

명섭이도 이기기 위해 더 강하게 채찍을 휘두른다.  그런데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말이 약간 안쪽으로 사행하며 들어가는 것이다. 명섭이도 그 것을 알기에 채찍을 접고는 손으로 몬다. 손으로만 말을 조금 모는가 싶더니 다시금 오른손의 채찍이 불을 뿜어 댄다. 한 대, 두 대, 세대, 채찍이 한번씩 가헤질 때마다. 뉴리더에 베팅한 팬들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용솟음 쳤을 것이다.  ...  명섭이도 더 치라는 팬들의 힘찬 응원의 소리를 들었는지 계속해서 휘두르더니 연타로 여섯, 그리고 일곱 번을 휘두르는 것이다. 조금은 과다하게 채찍을 사용하고 있었다.

선두를 달리던 뉴리더의 사고는 여기서 발생했다. 말은 안쪽으로 조금씩 들어가는데 계속해서 채찍을 치며 7번째를 치는 순간 안쪽에 제적이 있어서인지 뉴리더의 발이 엉키는 것 같은 묘한 상황이 벌어지는 촬라였다. 이 순간적인 주춤한 상황에서 기수는 그만 중심을 잃고 낙마를 하는 것이다. 아뿔싸! 팬들의 순간적인 비명소리를 멀리하고 말도 제적에 부딪치고 기수는 제적 위로 떨어지는 것이다. 아찔한 순간이기에 모두의 숨이 멈춘다. 나는 기수여서 인지 기수가 다치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러나 뉴리더에 베팅한 팬들은 마음은 어떠겠는가???

경주중 사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말의 악벽으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사고가 있는가하면 이번과 같이 기수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사고가 있다. 경주중 대부분의 사고는 기수의 부주의에서 발생한다. 이번 사고도 미연에 충분히 방지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말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이긴다는 승부욕이 앞선 나머지 채찍을 과다하게 사용 하므로서 발생하였다.

승부는 끝났다. 말은 실격되고 팬들의 마권은 휴지가 되었다. 명섭이가 많이 다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기수들도 강한 승부욕도 중요하지만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끔 주의를 하면서 기승을 하여야 한다. 어느 경마팬의 말처럼 최소한 결승선을 통과는 하여야 하지 않을까......





작 성 자 : 홍대유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