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누구에게나 친근감이 가는 동물이다. 말에 대해 어느 누구와 이야기하여도 말을 싫어한다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그만큼 우리는 말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올해가 말의 해다. 말을 달들 좋아함에도 조금은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말을 보고 싶어도 쉽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멀리 제주도나 경마장에 와야지 말을 볼 수가 있다.
말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을 한번 타보고 싶다고 한다. 필자가 말을 타는 직업을 가져서 그런지 필자에게 말 타는 것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주위의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말을 좋아해서인지 우리 주변에는 말과 관련된 민속이나 민습이 많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특히 말의 굽이나 편자와 관련된 민습은 지금까지도 믿고 지키는 사람이 있어서 마사 지역의 장제실에는 종종 이들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편자를 찾는 사람 중에는 편자가 사고를 방지한다고 믿기에 편자를 자동차의 앞쪽 전조등 사이에 부착하거나 뒤쪽 짐칸에 싣고 다니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편자가 사고를 방지해 준다고 믿는 것은 필자가 생각해 볼 때 아마도 말은 떨어져 쓰러진 사람을 절대 밟지 않는다는 속성에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가계를 처음 오픈 하거나 경영하는 사람도 편자를 구하러 오는데 뒷발의 편자는 가게 입구에 걸고 앞발의 편자는 안에 다 건다고 한다. 그 연유를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편자를 걸어두면 횡액을 물리 칠 뿐만아니라 별 탈 없이 장사가 잘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가게가 잘 되라는 의미로 편자를 걸어 둔다.
간혹 어르신 중에는 집을 팔려고 내놓은 집이 쉬이 팔리지 않을 때 편자를 처마의 네 귀 추녀 끝에 매달거나 네 기둥 밑에 파묻으면 집이 쉽게 팔린다고 하여 편자를 구하려 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말이란 동물이 잘 뛰고 민첩하며 속도감 있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연유, 빨리 거래가 성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긴 말일 것이다.
편자는 미신과 관계된 민습이 많을 뿐만아니라 굽은 민간요법에도 이용되고 있다. 젖 앓이 하는 여자나 주벽이 심한 사람이 발굽을 다려 마시면 낫는다고도 전해지며, 신경통 환자들이 굽을 다려 먹으면 신경통에 큰 효험을 본다하여 지금도 종종 찾아온다. 필자에게도 부모님이 무릎 관절이 좋지 않거나 신경통에 약제로 쓰게 발굽 좀 구해 달라는 부탁을 하는데 바깥에서는 구하기 어렵지만 경마장에서는 흔하디 흔한 게 말발굽이며 또 말이 신고 버린 편자이니 이런 부탁이 들어오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돈 안들이고 가장 쉽게 구하면서도 상대를 기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말띠 해인 만큼 말을 많이 보는 사람들에게 큰 행운이 따를 것이라 믿는다. 그러기에 하루에도 수십 마리의 말을 볼 수 있는 경마팬에게는 더 많은 행운이 따를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억수로 깨졌던 팬들은 말띠 해의 행운을 거머쥐며 올해는 억수로 이기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