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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마이어락티’·‘아랄도’ 멜버른컵 이후 죽음 맞이해
호주의 가장 큰 경마대회인 멜번컵이 11월 4일 플래밍턴 경마장에서 치러졌다. 호주 전체가 멈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멜번컵은 경마대회를 넘어 호주국민의 축제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호주 여성들이 손꼽아 기다린 멜번컵 패션쇼에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의상의 관객들이 참가해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2014년 멜번컵의 트로피는 독일산 수말 ‘프로텍셔니스트’(Protectionist)에게 돌아갔다. 줄곧 GⅡ급 경주에만 출전하며 4전 2승 2위 1회의 성적(GⅡ급 경주 기준)을 거둔 ‘프로텍셔니스트’는 처음 도전한 GⅠ급 경주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게 됐다. 4세마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프로텍셔니스트’가 호주 최고의 대회를 제패하게 된 것은 라이언 무어 기수의 완벽한 전개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총 22두가 출전해 진로 확보가 만만치 않았던 가운데 ‘프로텍셔니스트’는 후미권에서 경주를 풀어나갔다. 코너 부근에서부터 외곽 무빙으로 순위 상승을 노린 라이언 무어 기수는 결승주로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진로 확보에 나서며 탄력을 붙여나갔다. 결승선 200M 전방, 본격적으로 선두에 나선 ‘프로텍셔니스트’와 라이언 무어 기수는 환상의 호흡을 보이며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라이언 무어 기수는 개선문상을 비롯해 엡섬더비, 킹조지6세&퀸엘리자베스 스테익스 등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8회에 걸쳐 우승을 거둔 바 있다. 2003년 최우수 수습기수부터 2006,2008,2009년도 최우수 기수에 선정된 바 있는 라이언 무어기수는 이번 경주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기승술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프로텍셔니스트’의 우승은 출전마 두 마리의 죽음에 가려 빛을 잃고 말았다. ‘어드마이어락티’(Admire Rakti)와 ‘아랄도’(Araldo)가 바로 그 비운의 주인공. 일본 다이아몬드 스테익스와 북미 클로필드 스테익스의 챔피언마 ‘어드마이어락티’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경주마이기도 했다. 경주 초반 여유롭게 선두권에 가담했던 ‘어드마이어락티’는 중반부부터 급격히 걸음이 무뎌지며 후미권에 처졌고 결국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마방으로 돌아온 ‘어드마이어락티’는 급하게 달려온 수의사가 상태를 살피기도 전에 사망하고 말았다. 사인은 무리한 경주에 따른 급성 심장 마비와 내출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3200M로 치러지는 멜번컵의 장거리가 출전마들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랄도’의 죽음은 더욱 애석하다. 7위로 경주를 무사히 마친 ‘아랄도’는 마방으로 돌아오는 중 관람객이 흔든 깃발에 겁을 먹고 날뛰었다. 이 과정에서 펜스에 다리를 부딪혔고, 다리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안락사 처분이 내려졌다. 멜번컵 관계자는 현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154회라는 오랜 역사동안 이렇게 우울한 일은 없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