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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원인 규명 되지 않은 가운데 주로제·빠른 출전주기 문제점 대두
북미의 대표 경마장인 캘리포니아 주 델마 경마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잔혹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7월 17일부터 시작된 델마 여름경마 시즌 동안 무려 10두의 경주마가 죽음을 맞이한 것. 심장마미로 사망한 ‘채터링 겜블러’(Chattering Gambler) 및 3두는 자연사로 밝혀졌으나 나머지 말들은 모두 경주 중 부상으로 인해 안락사 당했다.
사건은 24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아침 훈련 중이던 ‘댄스 위드 페이트’(Dance With Fate)는 굴레가 벗겨지는 바람에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우측 펜스에 강하게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오른쪽 뒷다리 무릎이 골절됐고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현장 수의사의 판단에 의해 그 자리에서 안락사 됐다.
불행은 다음날까지 이어졌다. 25일 제6경주로 치러진 암말경주에서 ‘예스 쉬즈 언유쥬얼’(Yes She’s Unusual)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 뒤따라오던 경주마 2두도 연달아 넘어졌고 한 마리는 이를 피하기 위해 경주로를 벗어나며, 출전마 중 총 4두가 경주 제외되는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다행히 다른 경주마들은 큰 부상이 없었으나 사고를 일으킨 ‘예스 쉬즈 언유쥬얼’은 결국 안락사 처리됐다. 바로 다음 경주인 이날의 메인경주, 쿠거 핸디캡에서도 ‘롱뷰 드라이브’(Longview Drive)가 경주 중 이상 증세를 보여 동물 병원으로 이송됐고, 앞다리 종자골 골절으로 인해 안락사 됐다.
이후로도 비슷한 사고가 연이어 이어지자 델마 경마장 담당자는 터프주로를 임시 폐쇄하기로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델마 경마장 측은 주로 전문가들과 함께 원인 파악에 나선다. 현재 왁스로 코팅된 인공주로 역시 2015년 부드러운 흙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하지만 주로 감독들과 전문가를 포함해 이번 사고를 지켜본 이들은 그 원인이 비단 경주로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수의사 다나 스테드는 인터뷰를 통해 “상금 벌이와 같은 압박으로 인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경주마들이 경주로에 나섰던 것도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에게 이름이 잘 알려진 능력마의 경우 큰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1년 동안 많아야 네다섯 번의 경주 출전이 전부인 경우도 있으나 수득상금이 미미한 경주마의 경우 소위 말하는 ‘밥 벌이’를 위해 무리한 출전을 감행하는 일이 허다하다. 북미 경주마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2014년 현재까지 가장 많은 경주에 출전한 ‘메가 세나’(Mega Senna)는 무려 22경주에 출전한 것으로 나와 있다. 한 달에만 3번은 출전해야 가능한 수치다.
여름철 몰려들 대규모의 관람객들도 물론이거니와 2017년 브리더즈컵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이와 같은 사고는 델마 경마장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한 여름의 잔혹한 악몽. 하루빨리 진상규명이 이루어져 더 이상 피해를 입는 경주마가 나오지 않길 많은 경마팬들이 바라고 있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