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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0여 년간, 세계 경마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 경마가 주도권 사수를 위해 유럽 씨수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화제다.
최근 미국의 생산자들은 유럽의 우수한 혈통을 수혈하기 위해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씨암말을 데리고 대서양을 건너는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 해 생산에 뛰어든 ‘인란제리’다. 2003년 벨몬트스테이크스 우승마 ‘엠파이어메이커’의 자마인 ‘인란제리’는 ‘프랭클’과의 교배를 위해 대서양 건넜다. 미국 경마 역사상 최초로 해외에서 수태 후 자국으로 돌아온 ‘인란제리’는 지난 파시그-티프톤 켄터키 11월 경매에 상장돼, 일본 샤다이 목장에 약 25억 6천만 원으로 낙찰됐다.
해외에서 교배를 하고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은 모든 부분에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수태한 씨암말의 수송은 어떠한 경우보다도 위험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며, 관련 수송계약 중에서도 운송 도중 유산이 될 경우가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꼽힌다고 한다. 출산과 교배 타이밍 역시 철저한 준비를 거치지 않으면 한 해를 공으로 날려버릴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이처럼 위험성이 높은 일임에도 미국의 주요 생산자들은 우수한 혈통의 도입을 생각해본다면, 어느 정도를 감수하고서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분위기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부담으로 여겨질 수 있는 수송비용 문제를 지원하며 변화를 지지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국의 씨수말은 앞서 언급된 ‘프랭클’과 그의 부마인 ‘갈릴레오’다. 지난 9월 킨랜드 경매에 낙찰 된 ‘갈릴레오’의 자마 5두와 사라토가 경매에서 낙찰된 1두의 평균 가격이 약 5억 7천만원에 달하며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
2011년도 켄터키 최우수 씨암말에 빛나는 ‘오트씨’ 역시 ‘프랭클’과의 교배를 위해 유럽으로 떠난 바 있다. 올해로 15세인 ‘오트씨’는 2011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 우승마인 ‘샤클포드’를 배출해낸 만큼, ‘프랭클’과의 자마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생산 관계자 헤들리 벨은 “지난 시간동안 유럽인들은 우수한 미국의 말을 구입해 유럽 말과 교배를 시키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미국의 생산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뒤집어보고자 한다.” 라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자국의 우수한 씨수말들을 통한 꾸준한 종부활동으로 미국의 경마는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발돋움 했으나, 일정 수준으로 올라선 지금은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포화 상태를 이룬 현재 생산 판도에서 이러한 적극적인 도전은 미국 경마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