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마의 역사
비좁은 국토로 인한 경마 시행 여건의 불리함. 거기에 국산마를 한 두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홍콩은 선진적인 경마시행으로 많은 경마시행국가에 모범이 되고 있다. 그것은 역시 경마 종주국인 영국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홍콩 경마의 서막을 연 것은 영국 이주민들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정확한 도입 연대와 일자는 알 수 없다. 다만 최초의 경마는 1845년에 열린 것으로 추정되며, 1846년 12월 홍콩 최초의 일간지인 차이나 메일지에 그 달에 2개 경주가 개최되었다는 보도가 기록에 남아 있는 최고(最古)의 근거다. 그리고 초기 홍콩 경마의 거점이었던 해피밸리(Happy Valley)는 1864년에 경마가 개최됐다는 기록이 있으니, 홍콩 경마의 역사가 실로 대단함을 알 수 있다. 해피밸리는 원래 습한 늪지대로 말라리아 등 기타 수인성 질병이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이었지만, 홍콩 섬에서 유일하게 평탄한 지형으로 1840년대 대규모 간척공사를 통해 이곳을 홍콩 경마의 중심지로 탈바꿈 시켰다. 초기 경마는 바로 이 해피밸리에서 연1회 중국 전통명절인 설에 열렸다.
1884년 홍콩자키클럽(Hong Kong Jockey Club)의  설립은 홍콩경마에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가 되었다. 초기의 홍콩자키클럽은 경마관리와 운영만 담당하고 마권발매는 민간업자가 담당했으나, 현재는 개최업무에서 마권발매까지 경마의 모든 부분을 총괄하고 있다. 1885년 홍수 및 주거래은행의 파산으로 클럽운영이 악화되기도 했으나, 1892년 대나무로 된 회원관람대(Bamboo Members Stand)의 개축, 1904년 경주수의 증가로 클럽 최초로 사무국제 도입, 1907년 중심가에 클럽회관을 건립하는 등 홍콩자키클럽이 창설된 이후 홍콩의 경마산업은 오늘날까지 계속적으로 확장, 발전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18년 홍콩 경마는 사상 최대의 불행에 닥치고 만다. 일반관람대가 무너지고 화재까지 겹쳐 600명 이상의 고객들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600명의 소중한 목숨의 대가로 1931년에 3층 건물 2동의 영구관람대, 1957년 7층관람대 2동, 이후에도 1969년과 1981년의 개축을 통해 현재의 현대식 해피밸리의 경관이 갖춰지게 된다.        
홍콩자키클럽은 1971년 3월에 종래의 아마추어 기수제를 프로화로 전환해 유명 외국 기수들의 홍콩 원정을 가능케 해 홍콩 경마 발전의 획기적 계기를 마련한다. 또한 1978년 현재 홍콩경마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적인 샤틴(Sha Tin)경마장을 개장한다. 초기 해피밸리 시대를 거쳐 프로화로의 전환, 샤틴경마장의 개장으로 홍콩 경마는 비로소 세계적 수준의 경마를 시행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게 된다.

【권현 기자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