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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능력 평가에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시하는 랩타임 측정 장비가 영국 일부 경마장에서 도입되고 있다. 레이스테크사(社)는 약 6개월여에 걸친 실전 시험과정을 거쳐 켐프톤 파크 경마장에 새로운 랩타임 측정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보다 앞서 터프트랙스사는 링필드 경마장에서 오랜 기간 실험기간을 거쳐 지난 2013년 영국 챔피언 시리즈 레이스의 약 70%에서 자신들의 랩타임 시스템을 이용해 기록을 추출했다.
랩타임은 육상이나 수영과 같은 경주용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선수가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가리킨다. 경마에서는 랩타임을 통해 경주마가 구간별 주파한 기록을 파악하고, 특성과 전개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부터 보편화됐으며,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홍콩 등 대부분의 경마 시행국에서 시행중이다. 반면 영국은 아직 제대로된 시스템 정착이 이루어져있지 않은 상태로, 다양한 민간회사에서 경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환으로 각자의 시스템을 개발해 랩타임을 제공하고 있다.
경마의 대표국으로 꼽히고 있음에도 이러한 랩타임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는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는 부분은 비용이다. 최신 기능을 갖춘 랩타임 측정 장치를 처음부터 설치하기 위해서는 약 8억 9천만 원 가량이 든다고 한다. 성능이 떨어지는 장치 중에는 설치비용이 3천 5백만 원 가량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나 유지비용만 하루에 약 177만 원 가량이 든다. 이토록 고액의 비용을 감안하면서 유치하기에는 랩타임을 비교 분석하는 팬층이 소수의 프로베터 뿐이라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시크릿테리엇’, ‘블랙케비어’, ‘프랭클’ 등 수많은 명마가 영국에서 배출되었지만 그들이 출발 직후 몇 초반에 200M구간을 통과했는지, 마지막 직선 구간에서 뽐낸 추입력은 어느 정도였는지 정확하게 제시할 근거가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당장은 베팅을 위한 자료 정도로 보일 수 있으나, 향후 경주마 수출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자료로 제시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지영 기자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