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선행마 대거 외곽게이트 배정…전개 예측 불허
‘나이퀴스트’ 인기 1위=우승 공식 이어갈까
37년만에 탄생한 ‘아메리칸페로아’의 바통을 이어받을 이는 누구일까.
현지시간으로 7일, 미국 처칠다운즈 경마장 제12경주에는 북미 삼관대회의 첫 관문인 켄터키더비가 열린다. 올해로 142회를 맞이한 켄터키더비를 위해 수많은 기대주들은 2015년 9월부터 더비프랩에 몸을 던졌고 4일, 게이트를 포함한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다. 총 20두의 경주마가 게이트를 채운 가운데 전 세계 경마팬들은 저마다의 논거를 바탕으로 우승마 향방에 대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의 게이트 배정의 특이점은 기대를 모았던 선행형 경주마들이 대거 외곽게이트에 배정됐다는 점이다. 출전마 중 가장 두드러지는 선행습성을 보이는 ‘댄징캔디’(Danzing Candy)는 이번 켄터키더비에서 최외곽 게이트인 20번을 받았다. 13번의 ‘나이퀴스트’(Nyquist)와 15번의 ‘아웃워크’(Outwork) 역시 선행형 질주습성을 보여왔던 경주마들이다. 최근 우승마들의 게이트가 외곽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선행마 전반이 외곽으로 빠진 이상 경주 흐름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이변의 가능성 역시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경주마는 사전배당 4.0배의 ‘나이퀴스트’(Nyquist)다. 2013년 ‘올브’ (Orb), 2014년 ‘캘리포니아크롬’ (California Chrome), 2015년 ‘아메리칸페로아’ (American Pharoah)에 이르기까지 켄터키더비는 최근 3년간 인기 1위의 경주마들이 우승을 이어오고 있다. 그만큼 ‘나이퀴스트’의 어깨에 걸린 기대감 역시 막중한 상황이다.
2015년 최우수 2세마로 꼽힌 바 있는 ‘나이퀴스트’는 지금까지 7전 7승의 무패기록을 이어오는 중이다. 특히 직전경주였던 플로리다더비에서는 초반 스피드는 물론 한 수 위의 뒷심까지 발휘하며 압도적 전력을 뽐냈다. ‘나이퀴스트’의 부마는 최근 뜨거운 인기를 구가 중인 ‘엉클모’(Uncle Mo)다. 2012년부터 교배활동에 돌입한 ‘엉클모’모는 아직 짧은 종부활동에도 불구하고 GⅠ 우승마를 비롯한 다수의 기대주를 배출해냈고, 교배료도 25,000달러에서 75,000달러로 수직상승했다. 이번 켄터키더비에도 ‘엉클모’는 유력한 우승후보인 ‘나이퀴스트’와 ‘아웃워크’를 동반출전시키며 위상을 높이는 중이다. 아버지의 입지를 확실히 할 수 있을지 ‘나이퀴스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더비의 결과로 ‘나이퀴스트’와 정반대의 운명을 맞이한 ‘모헤이맨’(Mohaymen) 역시 출전을 앞두고 있다. ‘모헤이맨’은 경마계의 금수저로 떠오르며 줄곧 인기 1위를 도맡았으나 직전 라이벌 ‘나이퀴스트’와 함께 출전한 플로리다더비를 4위로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플로리다더비의 여파는 ‘모헤이맨’의 사전배당을 11.0배까지 떨어뜨렸다. ‘모헤이맨’에게 이번 대회는 설욕을 위한 몇 안 되는 기회 중 하나로, 그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출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재밌는 사실은 플로리다더비에서 각축전을 펼친 ‘나이퀴스트’의 바로 옆인 14번 게이트를 배정받았다는 사실이다. 두 마리가 펼칠 리벤지매치도 이번 켄터키더비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전배당 2위의 ‘이그젝저레이터’(Exaggerator) 역시 주목해볼 기대주다. 직전 산타아니타더비에서 발군의 뒷심을 보이며 눈도장을 찍은 ‘이그젝저레이터’는 최근 추입형의 질주습성을 완성시킨 것으로 보여 막판 기습이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더비프랩에서 출전마 중 가장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 ‘건러너’(Gun Runner), 템파베이더비에서 템파베이다운즈 경마장 1700M 거리 최고 신기록을 경신한 ‘데스틴’(Destin), 더비프랩의 대미를 장식한 ‘크리에이터’(Creator) 등이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사전 인기도 1위가 우승을 거둔 횟수는 7회다. 반면 선행마가 우승한 횟수는 2002년‘워앰블럼’(War Emblem)이 유일하다. ‘나이퀴스트’의 우승 여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루가 다르게 능력 신장세를 기록 중인 3세마 간 대결이다.
최근 사양화를 걷고 있던 북미 경마계가 다시 활황세를 띠게 된 것은 ‘캘리포니아크롬’의 신데렐라스토리와 ‘아메리칸페로아’의 37년 만의 삼관마 달성이 큰 몫을 했다고 평가된다. 올해는 또 어떠한 경주마가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적같은 이야기를 그려낼지 다가오는 켄터키더비에 귀추가 주목된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