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엄을 향한 경마」라는 주제로 열린 제27회 ARC(아시아경마회의)가 3월3일부터 10일까지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개최되었다.
아시아경마회의 16개 회원국의 6백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했으며 필자는 마주협회 ARC참관단(지성한 회장, 송용식, 신동호, 조용학)의 일원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금번 ARC회의는 사실상 싱가폴의 최신식 경마장인 크란지 경마장 개장과 또한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제1회 싱가폴 국제컵이라는 3백만 달러의 경마대회의 창설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싱가폴에서 개최된 것이다.
크란지 경마장은 싱가폴 정부가 5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지은 세계 최신식의 경마장으로써 싱가폴 정부의 경마산업 육성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한 것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가폴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름없이 경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아직도 18세 미만은 경마장 출입이 법적으로 금지되고 또한 TV에서의 경마방송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었다. 하지만 싱가폴 정부에서는 경마의 도박적 성격 측면보다는 싱가폴 정부의 국가적 관심사인 관광산업의 육성책으로 경마산업을 적극 지원하게 되었다.
크란지 경마장의 개장식에는 싱가폴 공화국의 S.R. Nathan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였으며 싱가폴 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TV를 통해 싱가폴 전역에 생방송되었다.
개장식은 더운 열대지방인 점을 감안, 저녁 늦게 시작되었다. 대통령과 싱가폴 터프클럽 회장, 그리고 경마주관부서인 마권공사 회장이 단상에 올라 원형의 투명돔에 손을 대자 전광판에 축하메시지가 뜨고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마장에다 비록 부정적인 인식을 벗지는 못했으나 이를 타개하고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들고자 하는 싱가폴 정부와 위정자들의 모습에서 싱가폴 경마의 밝은 전망이 엿보엿다.
대통령이 경마장을 다녀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싱가폴 경마는 도박이라는 오명을 벗을 기폭제를 마련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화려한 개장식 직후 싱가폴 항공사가 후원하는 총상금 3백만 달러(한화 24억)의 전세계 6번째 큰 경주인 제1회 싱가폴 국제컵 경마대회가 7경주로 펼쳐졌다. 2,000m 잔디주로에서 3세이상마 출전에 부담중량 57kg의 경주조건으로 펼쳐진 경마대회는 싱가폴 자국마  6두와 프랑스, 영국, 호주, 홍콩 등 전세계 최고 수준의 경주마 14두가 출전하였다.
싱가폴 최고의 기수로 평가받고 있는 Jumaat Saimee기수가 기승한 Ouzo가 최고 인기마인 프랑스의 Jim and Tonic을 홈스트레이트에서 추입하여 목차로 우승하였는데, 장내의 모든 싱가폴 시민들이 기립하여 함성과 박수로 축하하였다.
싱가폴 경주마의 우승은 화려한 개장식과 함께 금번 행사의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였으며 시상식에서는 나단 대통령이 직접 우승 트로피를 수여하였다.
이튿날 신문에는 개장 행사가 싱가폴 전역과 북미, 오세아니아, 일본, 홍콩, 전유럽 등에 생중계되어 17억 이상의 인구가 이를 지켜보았다고 보도되었다.


글 : 권광세 마주
(서울마주협회 홍보위원장)

작 성 자 : 권광세 마주 sweethe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