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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똥개론 2
윤 한 로


밭에 숨겨둔
굉장한 보물이나 되듯
왼짝 한 개 다린
아예 꺼내질 않네
보일 듯 말 듯
그리하여
뚜구당 뚜구당 뚜구당
노 젓듯 춤추는, 춤추듯 노 젓는
세 짝 다리
허나
놈이 진정한 시인이라면
넷 중, 셋은 감추고
하나만 드러내야 하는데
(함축이 생명이거늘)
놈은 넷 중에
하나만 감추고, 끊어 버리고
셋은 드러내니
그래서야
시인이라 할 수 있냐 말이다


시작 메모
수도원 농장에 양파 캐러 갔는데 왼 다리 한 짝 없는 개가 마당으로, 밭둑으로 절룩절룩 돌아다니고 있었다. 놈도 또 변견이다. 헌데 놈 이름이 묘하다. 상구란다. 수사님께 왜 상구냐 물었더니, 올해 양파 캐러 왔는데도 있고, 작년에 왔을 때도 있고, 재작년에도 왔을 때도 있고, 저지난해 왔을 때도 있고, 양파 캐러 올 때마다 있으니, ‘상구야, 너 상구(여태) 있구나’ 해서 부르다 보니 상구란다. 영혼이 맑고 스스럼없는 수사님들이 아니면 그렇게 좋은 이름 짓기가 어려울 게다.

 
출 판 일 : 2018.10.12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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