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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이팝나무
윤 한 로


욕심 다 버리고
믿고 따르기만 하면
가장 필요로 하는 것
깊이 원하는 것 저절로
다 알아서 채워 주신다 했거늘
똥구멍이 찢어져라 가난한 오막살이
밥 대신, 집 떠나갈 듯
밥 같은 꽃으로 주셨네
잘못 주신 겁니다
잘못 주신 겁니다요

잘 준 게다, 이놈



시작 메모
시골 사는 이 하나가 깜깜한 밤, 게다가 꽃도, 잎사귀도, 열매도 없는데, 이팝, 석류, 배롱, 매실, 동백, 연산홍 척척 알아보길래, 난 아무리 봐도 무슨 나무인지 도대체 모르겠던데 어떻게 그걸 다 알우, 했다가, 나만 바로 뒤집혔다. 여보, 그럼 맨날 즤들 보고, 듣고, 맡고, 울고, 웃고, 부대끼고 하는 건데 어떻게 몰루. 그것도 몇십 년이나. 생긴 거 자체가 틀리고 우린 와 닿는 느낌 자체가 대번 다르오. 그래 나도 올봄엔 이팝나무부터 확실하게 알아 놓기로 했다. 꽃이 피니 정말 기름 잘잘 흐르는 쌀밥 같더라.

 
출 판 일 : 2018.05.24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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