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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거참
윤 한 로



칠팔 초쯤 머리가 띵하다, 거참,
내장이 딸려 나오도록
꽁무니 독을 쏘곤
곧 맹숭맹숭해진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나 빌빌 빌빌, 가는 게다
싸리 참깨 때죽 밤 온갖 들꽃
누비며 죽자 사자 일만 하던
외역 벌 한 마리
놈은 이제 파리보다 못하다
나란 무녀리
어깨 한쪽 때문에
그깟 오줌 잘 나오라고
제길헐,

벌침 몇 번 맞곤
나도 인전 시골 사람 다 됐다
으스대긴




시작 메모
성당에서 같이 복사를 서는 알베르토한테 어느 날, 어깨가 안 좋다고 했더니, 그러냐구, 다음날로 다짜고짜 벌을 가지고 와서는 벌침 한 번 맞으라는 데 안 맞을 도리가 없다. 알베르토는 벌을 친다. 그만 맞는다 해도 이건 몇 번 맞아야 효능을 본다, 그리고 형님은 몸이 안 좋은 곳이 많은 듯하니, 사흘 도리로 내 계속 놔 드릴 거라는데. 거참, 뿌리칠 수도 없고 낸들 어쩔 도리 없잖은가. 게다 한 번 쓰려고 가지고 올 때마다 플라스틱 통 속에 거의 삼사십 마리는 되는데, 가지고 온 벌들 아까와(?) 또 봉침에 응하고 만다. 거참.

 
출 판 일 : 2018.07.19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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