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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윤 한 로


말라비틀어지고
깨지고
망가지고
툭 불거지고
든 거 없고
가진 거 없고
배운 거 없고
염치없고
쪽팔리고
재미없고
맛대가리 멋대가리
하나 없고
애오라지 딱딱할 뿐인,
꺼끌꺼끌할 뿐인,
보리 알갱이 겉
허구한 날 뻑하면
재떨이에 마빡이나 맞곤,
그러니 그대 얼마나 깊은가
뒤집고 뒤집으면
속의 속의 속의 속인

생김생김
그대로 만져지는


시작 메모
그래, 우리는 못나고 못 입고 냄새나고 가난하고 못쓰고 촌스럽고 재수하고 삼수하고 뻔뻔스럽고 전혀 겸손하지 못하고 알바 뛰고 댓글 달고 떨어지고, 저것들, 소리나 듣고. 찜통더위에 또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리랴. 깨지고 금 가고 망가진 것들, 모양 잃은 것들, 생김생김 그대로 만져보고 싶구나. 귀 기울여 들어보고 싶구나.

 
출 판 일 : 2018.07.26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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