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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세한도
윤 한 로


찜통 더위 속
여기 사라 할머니네
잣나무 두세 그루

어찌나 더운지
확, 이런 생각이 들었다

봐라, 그것들이야말로
저 얼어붙은 세상 이겨내는
살아내는
추사 선생의
바로 그 매운 나무들이었네
여름
세한도(歲寒圖)였네



시작 메모
개를 보니 끊임없이 헐떡거리고 있다. 수도꼭지도 달아오르고, 벽돌도 달아오르고, 솥뚜껑도 달아오르고, 평상도 달아오르고, 대문도 달아오르고, 개 밥그릇도 달아오르고, 물그릇도 달아오르고 모든 게 다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직 달아오르지 않았다. 이럴 때는 사람들이 가장 세다. 봐라, 여든 노인들까지도 허리를 구부리고 이겨내고 있다. 경운기를 몰고, 약을 치고, 김을 매고, 복숭아를 실으며, 또 평일 미사까지 참례하며, 오늘도 은총과 축복 속에 하루를 잘 이겨냈다고 살아냈다고.

 
출 판 일 : 2018.08.03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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