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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괴목
윤 한 로



자신에 대해
추악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야말로
얼마나 성스러운가
아니, 자신에 대해
성스럽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야말로
얼마나 추악한가, 부질없는가

아, 괴상망측
뒤틀릴 대로 뒤틀린 저
영혼이여
탁자여, 바둑판이여, 춤사위여




시작 메모
황 시인이 시집을 보냈다. 며칠 지났지만 뜯지 않았다. 황 시인 마음을 꼭 읽어야만 하나. 그렇다. 바람의 발목처럼 늘 외롭던 시인, 괴목처럼 고통만 생각하고 고통만 돌아보고 고통을 떠날 수 없었던 황 시인, 차라리 읽지 않는 게 더 깊이 읽는 게다. 열흘이 가고 한 달이 가고, 일 년, 이 년, 몇 년이 가고, 그러다가 황 시인 시집은 까마득히 묻혀야만 하리. 빈집처럼 쓰러져 잊힌 채 빛나리.

 
출 판 일 : 2018.06.07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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