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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윤한로 시

윤 한 로


그곳에 가는데
지식이 필요한가
돈이 필요한가
명예가 필요한가
신앙이 필요한가
얼굴이 필요한가
그러나 꼭 한가지
나는 필요합디다
허름한 신발에
허름한 모자에
허름한 옷에
허름한 웃음에
허름한 주제에



시작 메모
거긴 뭐 하러 올라가. 다시 내려올 건데. 나 또한 그런 사람이었지만. 나이 먹고 언제부턴가 산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애들이 크고, 주변 사람들도 점점 떨어져 나가고, 게다가 당뇨까지 생겼으니. 아무튼 산은 힘들고 지루하고 적적할 것 같았는데 아니더이다. 새로운 시상도 떠올리고, 밀린 묵주기도도 바치고, 자신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거기에다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고. 혼자 가도 좋고, 미카엘라와 둘이 가도 좋고, 큰처남과 셋이 가도 좋습니다. 허름한 옷에, 허름한 모자에, 허름한 얘기에, 허름한 웃음에, 급기야 밤 산까지 나섭니다.

 
출 판 일 : 2018.09.27 ⓒ K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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