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
윤 한 로
그저 가진 게
재주가 메주라오
평평하고 두툼한 저 발만이
이제 내 마음을 닮았구나
잘 날 것, 못날 것 없는
좋을 것, 나쁠 것 없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
오늘도 해가 지고
때 묻고
마음아, 발아,
참 수고가 많았다
뜨뜻한 세수대야 물 속에
푹 담근다
시작 메모
시는 관찰력으로 쓰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시는 상상력으로 쓰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시는 묘사력으로 쓰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쓰는 것이다. 마음으로 쓰고 마음으로 고치고 마음으로 읽는 것이리. 언제나 때 묻고 연약한 마음이지만, 마음아 늘 고맙구나.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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