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 시간
윤 한 로
너희들
여러 번 말했잖냐
못 썼다고 생각한 것들
틀렸다고 생각한 것들
찢어버리고 싶은 것들
이건 글렀다고
아아, 이건 아니라고 여긴 것들
그런 것들을 쓰라고
그런 것들을 내라고
그럴수록 좋다고
얼마나 괴롭더냐
얼마나 진실한가
너희들
걔네들은
걔네들 시 쓰면 될 뿐
시작 메모
‘나는 조선 사람, 조선 시 쓰리.’ 다산 정약용 선생 <조선 시> 선언이시다. 선언이라기보다 고집이시다. <조선 시>는 더 나아간다. ‘남의 나라 시법 따르는 그대들, 그대들은 그대들 법 따르면 될 뿐.’ 선생 고집이라기보다 분노이시다. 그러나 <조선 시>는 더욱더 나아간다. ‘구태여 누구는 잘 쓰고, 누구는 못 쓰고 따위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그따위 오히려 큰 병이다.’ 그러니까 고치고 다듬느라 끙끙거릴 것도 없다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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