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民草)
           윤 한 로



웃기는 짜장면들!

망해라
망해라
제발 그만 망해라
밟아도 밟아도
굿을 해도 널을 뛰어도

쭉쭉 솟는 풀
죽지 않고 끝끝내 흥하는 풀

힘 좋고
배움 깊고
돈 많은 분네들
이젠 다 풀이다

너도 나도, 개도 소도
푸릇푸릇 일어서는
풀이란다, 민초란다



시작 메모
이 며칠 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을 보며 행복하게(?) 지냈다. 아쉬워하며 분노하며 실망하며 감동하며 주먹을 불끈 쥐며. 인공지능이 이겼지만 어떻게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겠나. 감정이 없고 느낌이 없는데. 결국 감정은 위대한 것이다. 기쁨과 슬픔, 탄식, 사랑, 미움, 분노, 질투, 흥분 들은 감히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것이리. 시는, 예술은 위대한 것이리. 열받는 것조차 위대한 일이리. 내 마음의 종이컵에 뺑 둘러 쓴 시, 웃기는 짜장면들에 대해 터트린 열통, 위대하다. 그래, 너도 나도 몽조리 ‘풀’ 하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