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윤 한 로




흑석동, 그쪽 보곤
침도 안 뱉고 오줌도 안 누리

뭐 쓴답시고
술 마시고 담배 피고 허구한 날
개미집 외상 막걸리에 취해
‘영자야 내 동생아’나 고래고래 부르고
부르르, 유리창이나 깨공
학교가 싫고
집이 싫었네
또 다시 퍼마시고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잤네
별처럼
살인자 도둑 뚜쟁이 사기꾼 시인 비용처럼
세상 업수이 여겼네
나 시와 흘레붙었네

그때 확,
멍텅구리배나 탈 걸





시작 메모
그땐 병마와 절망과 가난과 아픔과 기구한 삶을 살고 싶었다. 천재 김유정처럼, 이상처럼 가슴 쥐어뜯으며 살고 싶었다. 프랑스의 살인자 시인 비용처럼 뚜쟁이, 사기꾼, 강도, 도둑이 되어 온몸으로 쓰고 싶었다. 싸우고 싶었다. 빛나고 싶었다. 온통 부딪치고 싶었다, 밤하늘 별처럼. 다 죽어가는 마누라한테 ‘이럴 줄 알았으면 동넷집 닭이라도 훔쳐다 먹일 걸’ 후회하던, 천재 김유정이여.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