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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하는 남과 여
복권 1등에 당첨되었으나 그 사실을 숨기고 왕년의 영화배우 장화자를 만나 하루 저녁 데이트를 하고 들어온 영화감독 김은 최소한 1억은 그녀에게 써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였는데,
정화자는 장기적으로 5억을 계획하며 두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다. 장화자가 김이 복권 탄 것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러한 작정을 하게 된 것은 오늘 그가 보여준 행동이나 말투가 뒷돈이 웬만큼 있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장화자가 돈냄새를 맡는데에는 전문성이 있는데다 무엇보다 생활비에 쪼달리는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감안하여 한 몫 챙길 때 단단히 챙겨야 인생이 제대로 굴러가게 될 것이었다.
감독은 벽장에서 통장을 꺼내 열어보고 동그라미를 세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번 이 통장을 들여다보며 고난의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설계해보는 이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 출중한 외모의 장화자와 앞으로 많은 시간을 같는 것이 거의 약속이 된 거나 다름없어 돈의 자잘한 사용처에 대해서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를 잘못 만나 패가망신한 사내들이 얼마나 많은가 . 그렇게는 되지 말아야 했다. 그러면서 연애의 달콤한 맛과 베드에서의 만족할만한 성생활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부 돈을 써야 하고 그 돈의 규모가 복권 탄 돈의 10퍼센트는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결심을 하고도 여자의 마성에 빠져 완전히 다 퍼주고 알거지가 되어 길바닥에 나 앉을 확률이 결코 낮지 않다는 걸 생각할 때 조심 또 조심 해야겠다고 감독은 다짐하였다.
한편 장화자는 매우 세부적인 전력을 짜고 있었다. 다음번에 만날 때 최대한 잘해주고 애간장을 녹이면서 때때로 슬픈 표정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을 때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고 그러다가도 도 몰래 슬픈 표정을 짓는 모습을 들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재차 물어올 때 그때도 애써 화사하게 웃으며 그날은 절대로 돈 이야기나 생활의 곤궁함을 내비쳐서는 안 되리라 싶었다. 그리하여 궁금증을 최대한 일으키고 무슨 일이 있는데도 내색을 않고 저렇듯 꿋꿋하게 살아가려는 의지에 대해 감명을 받게 한 다음 일차로 돈을 좀 드려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 작정이었다. 그 돈의 규모를 보고 차후의 전략을 수정 보완 세워나가야 할 것이었다. 돈 이야기만 나오면 장화자는 몸이 뜨거워졌는데 그럴 때마다 몸을 좀 풀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그 상대로 김 감독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 왜소한 몸매와 어정쩡한 자세 등을 볼 때 여자의 몸이 반응하기에는 문제가 많았다. 장화자는 모 젊은 영화배우의 근육질 상체를 떠올리며 가슴에 손을 갖다 댔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