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가 나뉘었다. 종원의 카드에 하트4,5,6이 들어왔고 크로버A가 들어왔다. 종원은 크로버A를 내버리고 하트5를 오픈시켜 두었다. 마동식은 다이어몬드J를 오픈시켜놓았고 정교수는 하트9를, 장지점장은 크로버6을, 허사장은 다이아몬드2를 오픈시켜놓았다. 초이스베팅이 일순되고 다시 카드가 나뉘어졌다. 종원의 카드에 하트7이 떨어졌고, 마동식의 카드에는 다이아몬드Q가, 정교수의 카드에는 하트A가, 장지점장의 카드에는 크로버K가, 허사장의 카드에는 크로버2가 떨어져 원페어가 되었다. 베팅들이 시작되었다. 2원페어로 보스가 된 허사장이 흰색 칩 둘을 내던졌다.

“둘에 둘 더!”

마동식이 흰색 칩 넷을 던졌다.

“넷에 넷 더!”

정교수가 노란색 칩 하나를 내던지고 흰색 칩 둘을 집어 들었다.

“뭣들을 들었기에 초반부터 이리 쎄게들 나와?”

장지점장이 볼멘소리로 노란색 칩 하나를 내밀고 흰색 칩 둘을 거두었다.

“여덟에 여덟 더!”

종원이 노란색 칩 둘을 밀어 넣고 흰색 칩 넷을 가만히 집어 들었다.

“뭐야 이거?”

허사장이 두 눈을 치켜떠보이고는

“콜!” 

하며 노란색 칩 하나와 흰색 칩 네 개를 더 밀어 넣었다. 모두 순서대로 콜을 하며 다시 칩들을 밀어 넣었다. 다시 허사장부터 카드가 나뉘어졌다. 허사장의 카드에 하트K가 떨어졌다. 다이아몬드A와 다이아몬드2를 숨기고 크로버2를 오픈 시켜놓았던 허사장으로서는 2트리플이 되어있는 셈이었다. 내심 A가 한 장 더 떨어져 최소한 2풀하우스부터 메이드시켜놓고 포카드까지를 기대했던 허사장으로서는 조금은 섭섭한 마음으로 미간이 움찔했다. 마동식의 카드에 다이아몬드9가 떨어졌다. 마동식은 다이아몬드A,K,Q,J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미 다이아몬드플래시는 메이드가 된 셈이며 다이아몬드10만 떨어진다면 로얄스트레이트플래시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바닥에 다이아몬드10은 보이지 않았다. 마동식은 짜릿한 흥분으로 미간이 움찔하더니 가뜩이나 작은 눈의 눈가풀이 파르르 떨리는 듯 했다. 정교수의 카드에는 스페이드7이 떨어졌다. 정교수의 카드도 하트A플래시가 메이드되었다. 그러나 정교수는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장지점장의 카드에 스페이드3이 떨어졌다. 장교수의 카드는 숨겨놓은 7원페어와 함께 여전히 7트리플이었다. 종원에게는 하트3이 떨어지면서 숨겨져 있는 두 장의 카드 하트4,6과 함께 5구째에 이미 하트3,4,5,6,7의 스트레이트플래시가 메이드되었다. 여전히 바닥의 2원페어로 보스가 되어있는 허사장은 노란색 칩 하나를 내던졌고 뒤이은 레이스들이 이어져 마지막 카드를 받기도 전에 이미 대부분의 칩들은 테이블 한가운데로 쌓여갔고, 때마침 휴식시간을 가졌던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이 이 보기드믄 레이스를 구경하기 위해 테이블을 빙-둘러 싼 채 숨들을 죽이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지막 카드가 나뉘어지고 다시 레이스가 벌어졌을 때엔 마동식과 정교수만을 제외한 대부분이 올인이 되어 있었다.

“자 이제 순서대로 까보자고!”

장지점장이 초조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올인부터 까봐!”

마동식이 손을 쫙 펼쳐 내저었다.

“좋아! 도대체 뭔데 이 난리들이야! 나 7타야!”

하며 장지점장이 타고난 성급함과 이만하면 먹지 않았느냐는 듯 조금은 우쭐한 표정으로 카드를 뒤집어 보였다. 둘러선 사람들이 와! 하는데 마동식이 발끈하며

“이런 쓰발! 아카큐자 로티플 앞에서 8떨어져 아플래시 밖에 못 떴네. 다른 사람들 눈 씻고 봐도 아카큐플래시는 없는 것 같아보여서 이거면 얼마든지 먹는다 했는데 보이지도 않는 타가 왜 튀어나와?”

하며 손에 든 카드들을 테이블 위에 내던지며 분해하는데

“죽고! 다음!”

하며 허사장이 잔뜩 흥분 된 소리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뭐? 7타가 죽어? 허사장 2타 아냐?”

장지점장이 비명처럼 소리를 높였다. 허서장이 덮여있던 2장의 카드와 마지막 카드를 오픈시키며 2포카야! 했다. 다시 둘러섰던 사람들이 와! 하며 탄성들을 토해냈다.

“어때? 먹는 거지?”

하고 정교수를 보았다. 정교수는 움푹 패인 두 눈을 찌푸리며 쓴 미소를 짓고는 카드를 오픈시켰다. 아탑플래시였다.

“그런 줄 알았어!”

하며 허사장이 잔뜩 흥분된 표정으로 두 손을 뻗어 칩을 거둬들이려는 순간

종원이

“잠깐만요.”

했다. 테이블의 사람들은 물론 뒤에 둘러섰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종원에게로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