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산삭감으로 인해 시행되지 못했던 경마문화제가 올해 또다시 시행되지 않는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정부의 공기업 예산삭감에 따라 경마문화제를 위해 올렸던 예산이 문화관광부에서 전액 삭감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따라 마사회는 ‘경마의 날’(5월20일)에 단촐한 기념식만을 계획하고 있다.
경마문화제가 첫 시행된 것은 지난 95년. 당시 오영우 마사회장은 경마시행 73돌을 맞아 장구한 경마 역사의 재조명을 통해 한국경마의 선진화, 세계화를 위한 재도약의 결의를 더욱 새로이 하고자 5월 20일을 ‘경마의 날’로 제정하고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해 경마팬들과 경마관계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마사회가 경마문화제를 시행하게된 배경에는 경마가 대중레저의 메카로 성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경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편향되어 있고, 한정된 경마인구만이 참여하는 레저로 된 것을 밝고 건전한 생활레저로 자리잡기 위해 다양한 계층의 대중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데 있다.
97년부터는 IMF의 한파로 인해 예산이 10% 삭감되면서 시행기간이 6일에서 4일로 줄어드었지만 98년까지 4회에 걸쳐 열린 경마문화제를 통해 경마팬들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었으며 마사회는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경마공원의 분위기 쇄신에 일조했다.
또한 마상무예, 격구 시연 등을 통해 잊혀져 가던 마문화전통을 계승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IMF속에서도 행사비를 줄이면서 경마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경마문화제는 정부의 공기업 예산삭감 지침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단절되는 비운을 맞보게 되었으며, 앞으로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경마문화제가 열리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한 일부 경마팬들은 너무 서운하다고 밝혔다. 휴일에 경마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자칫 가정에 소홀해질 수 있는데, 경마문화제를 통해 가족과 함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즐거움이 함께 하는 경마. 그것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가 절실히 요구되는 이때, 비록 역사는 짧지만 경마공원을 온통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던 경마문화제마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경마의 미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