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상금협상 난항…경마제도개혁안도 반영 못해>
―개혁안에는 공감, 시행 시기 및 방법 놓고 이견
―기수·조교사협은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입장 밝혀
―마주협회와의 상금협의 이끌어내야 제도개혁안도 반영될 듯

경마산업에 있어 상금책정과 이의 집행은 매우 민감하고도 어려운 문제다.
모든 관련 단체들이 경마상금의 확대 집행을 요구하고 있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몫을 키워달라고 시행체에 끊임없이 요구함에 따라 정부를 대신해 경마시행을 하고 경마팬의 요구까지 수용해야 하는 마사회로서는 내외적인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2000년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지난 5월부터 상금협의에 돌입했던 마사회는 최근까지 마주협회와의 원만한 합의 도출을 못했고 일단 정부의 예산 마감시한을 넘기지 않기 위해 전년 대비 5.2% 인상된 수준(마필관리자 인건비성은 정부지침에 의거, 6% 인상)으로 문광부에 예산안을 제출한 상태다.
당장 3주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경마시행을 두고 끊임없이 잡음을 내고 있는 상금안과 규모, 이와 연계돼 경마제도개혁안의 진행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마주협 전면 수용 불가 입장에 마사회 개혁의지 관철… “팽팽한 대립”
―7개월여간 진행된 상금 협의 불발, 전년 대비 5.2% 인상된 수준에서 예산안 제출
―기수·조교사협 등 마필관리자는 정부 지침내에서 인건비 인상에 동의
―상금협상 이뤄지지 못해 경마제도개혁안도 뒷전
2001년도 상금책정은 경마제도개혁안과 함께 맞물려 있어 경마산업 전체로 보나 각 관련단체로 보나 첨예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마제도개혁안은 크게 ▲경주질 제고, ▲경마유관단체 관계 정립, ▲경마상금제도 개선 등이 포괄적으로 제시돼 있고 이런 개혁을 위해서는 경마관련 단체들의 유기적인 협조와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
상금협의에 있어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마주협회다.
이번 경마제도개혁안 내용 중 마주협회가 수용해야 하는 게 상당 부분이라 마사회와 마주협회간 의견 조율 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2년부터 본격적인 제도 개혁에 돌입할 마사회는 내년도 상금분에 이러한 개혁안을 반영시켜야 이듬해부터는 완전한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이에 초점을 맞춰 마주협회와 의견조율을 시도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마주분 상금의 동결에 불만을 품은 마주협회는 전면 반대 의사를 밝혀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거의 매주 마주협회와 마사회는 실무자간 회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경마제도 개혁에는 모두 동의하더라도 세부사항에 이르면 각자의 입장만 재차 확인하는 단계를 반복하고 있다.
이렇듯 마주협회와의 협의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는 마사회는 그러나 다른 단체, 기수협회나 조교사협회 등 마필 관리자 부문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 수용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마필 관리자들은 정부 지침 내에서 인건비성 상금 인상, 즉 6% 인상에 동의한 상태고 무엇보다 큰 쟁점 사항이었던 출전료 폐지와 출전장려금 신설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미기승 기수 순위상금 지급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기수협회는 모든 관련 단체들이 제도 개혁에 동참했을 경우 수용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있어 타결점을 찾아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마주협회와의 의사타진이 남았지만 지난 9월 제도개혁안 발표이후 지금까지 마주협회는 일관되게 입장고수를 하고 있어 난항을 예고한다.

◆쟁점사항은 무엇인가
―출전료 폐지, 외산마 도입방식 변경 등 쟁점
―모든 관련 단체 동참한다는 전제 하에 기수·조교사협은 상금안 동의
경마제도개혁안 및 이에 따른 2001년 상금 협상안에 대해 마주협회는 거의 전 부문에 대해 수용키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중에서도 기존에 지급하던 출전료를 폐지하고 대신 경쟁성을 강화하는 출전장려금을 신설하겠다는 것과 외산마 도입방식을 변경하겠다는 내용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현행 출전료는 월 마필 관리비에 상응하는 54만원 선에서 모든 경주 출전마에게 지급돼 왔는데 경주질을 향상시키고 경마의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마사회는 순위별 지급상금을 높이는 대신 출전료는 폐지하자는 제안을 했다.
또한 마사회는 현행 8백99만원에 불과한 외국산마 가격과 구매 방식도 변경해 현지 경매에 상장되는 2세마를 중심으로 마주가 직접 도입하는 방식으로 전환, 평균가도 1천8백만원으로 상향조정해야한다고 마주협회 측에 제안했다.
제도개혁안에 포함된 이 두가지 개선안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 경마 발전을 위해 지향해야 할 바라는 것에는 마주협회를 비롯한 경마관련단체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내년도 상금부터 이같은 안을 반영해 2002년 시행을 한다는 데에 마주협회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며 향후 1∼2년간 준비기간을 둬야 한다고 마주협회는 또다른 제안을 내놓았다.
출전료 폐지에 대해서 역시 관련 단체 모두 어느 정도 위험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조교사협회와 기수협회는 경마발전을 위한 방안이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물론 모든 경마관계자들이 공감한다는 전제하에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주협회는 마주들의 적자폭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마필 관리자들의 출전료와 마주에게 있어서의 출전료의 개념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출전료 폐지 역시 일정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맞서 이번 제도개혁안 및 상금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만일 마사회가 마주협회를 제외한 타 단체들에게만 출전료를 폐지하고 출전장려금을 지급한다면 이미 수용 의사를 밝혔던 기수협회나 조교사협회는 형평성을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 움직임을 보일 우려도 있다.

◆마주협회, 2001년 상금 요구안
지난 9월 마사회가 제도개혁방안을 발표한 후 마주협회는 ‘개별거래를 통한 외국산마 수입’과 ‘출전료 폐지’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다.
외산마 도입방식 변경은 마주들에게 너무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이라고 마주협회는 주장하고 있다.
먼저 2백두에 달하는 현지 경매마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고, 서울경마장의 관리 시설이 열악해 재산 손실의 위험이 크다는 것과 상금규모가 적어 고가의 경주마 도입을 하더라도 마주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마장의 경주로와 마방 시설은 마주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으며 1천8백만원에 달하는 외산마를 도입해 왔을 시 관리중 상해를 입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마주가 떠안아야 하는 손실이 너무 크다고 마주협회는 밝혔다.
출전료 폐지에 있어서도 마주들은 큰 불만을 갖고 있다.
현행 제도 아래서도 마주들 간 수익 배분이 극단적으로 양분화되어 있는데 앞으로 경쟁성을 더욱 강화하게 되면 적자 마주 수와 그 폭이 더욱 커진다는 게 이유다.
이밖에도 현행 순위상금 지급 방식에 있어서도 경주당 상금을 최하위군과 최상위군간의 현행 비율인 1:3.8에서 1:2.8로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물론, 1위마의 55% 상금비율도 50%로 인하해 경쟁성을 대폭 낮추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수·조교사 및 마필 관리자 입장
제도개혁안 발표 이후 많은 부분에 있어 강한 반대 의사를 보였던 기수협회와 조교사협회는 그러나 현재의 모순된 제도를 개혁하고 선진 경마를 시행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상당 부분 수용 가능하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수협회의 경우, 많은 반발이 우려됐던 미기승 기수의 순위상금 지급 폐지와 기승료 폐지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조교사협회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 경마단체는 모든 경마관계자들의 개혁 동참이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이같은 수용의사를 밝혀 역시 마사회와 마주협회간 협의 결과에 따라 변동 사항이 있을 전망이다.
기수협회 관계자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마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조금씩 양보하고 있는 것인데, 만일 마사회가 이원화된 제도를 적용, 운영하게 된다면 그동안 진행된 마사회와의 협의 사항은 백지화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의 협의결과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내년도 상금협의는 세부 항목에 있어 마사회와 마주협회 간 수정된 의견을 꾸준히 내놓고 있어 타결에 대한 실마리는 남아 있는 셈이다.
쟁점 사항으로 대두됐던 외국산마 도입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얽힌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지만 출전료 폐지에 대해서는 마사회도 마주협회의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 있어 타 단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출전장려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원화된 제도의 시행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며 경마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 어떤 것이 좋으냐는 판단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일부에서 시기상조라고 우려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당장은 어려움이 따를 지라도 선진국의 경마시행을 모델 삼아 과감한 개혁과 제도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경마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마사회
지금까지의 협의 사항에 대해 기수협회와 조교사협회와는 원만한 타협을 이끌어냈지만 마주협회와는 별 진전이 없었다고 마사회 경마협력팀은 밝혔다.
마사회는 11월 16일로 예정됐던 마감 시한을 넘기지 않기 위해 부득이하게 전년 대비 5.2% 인상선에서 정부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제도개혁에 있어서는 그동안 쟁점 사항으로 대두됐던 외산마 도입 방식에 있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보완책을 제시하고 있어 마주협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즉, 홍콩 경마 시스템처럼 현지에 임대시설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유지비를 상금에 반영해 주겠다는 등의 제안이 바로 그것으로 이밖에도 제도 개혁을 위해 마사회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제도개혁안의 가장 큰 틀이라 할 수 있는 출전료 폐지와 외산마 도입 방식 변경 등은 경주의 박진감과 흥미를 제고하고 경주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이번 협의가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경마관계자의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마주협회
그동안 상금 협의에 임해왔던 마주협회는 마사회가 문광부에 예산안을 전년 대비 5.2% 인상선에서 제출한 것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고 지난 4일(월)에는 마사회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마주협회에 따르면 마사회는 협의 기간 동안 쟁점인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유예 기간을 주되 준비 기간이 지난후 마주협회가 제도 개혁안을 수용하게 되면 10억원의 이익금을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당장 내년부터 수용하게 되면 이익금은 25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의향이 있다고도 제의했다고 마주협회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마사회가 협상 테이블을 접고 정부에 상금안 승인 요청을 함으로써 급격하게 분위기가 냉각되고 있으며 8일(금) 이사회를 열어 앞으로의 대응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