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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산업이라며 무작정 비판 줄어…말산업 관련 이해도 높은 질문 많아
한국마사회 국정감사가 10월 6일 렛츠런파크 부경에서 열렸다. 감사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국회의원 19명이 맡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단순 고성이 오가는 국정감사가 아닌, 한국마사회의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다뤘으며 잘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이 오가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는 용산 장외발매소 문제 외에도 경마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를 반전시키기 위해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경마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는 경마 공정성, 도박 중독이라는 두 가지 문제가 선결돼야 하며, 경마 베팅 실명제를 통해 불법 사설 경마를 법망 테두리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진행될 것이라 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국정감사에서 “한국마사회는 ‘경마’라는 하나의 상품으로 약 백여 년을 존재해온 유일무이한 기업이다. 앞으로는 경마를 말산업으로 확대해 국민의 여가 선용, 사회 공헌을 이끄는 공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성을 밝혔다.
◆국민에게 환영받아야 한다는 숙제 산재
국정감사에서는 ‘도박’을 위한 곳이 아닌 렛츠런파크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사교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마사회가 단순 공기업을 넘어서 국민에게 환영받는 혁신적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경마의 공정성 △도박 중독의 두 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찬 의원(새누리당, 경남 진해)은 그동안 렛츠런파크는 ‘우범지대’, ‘서민의 주머니를 터는 곳’ 등의 부정적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며 실제로 경마를 즐기는 팬 또한 저소득층이 많았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월급 3백만 원 이하의 경마팬은 전체 52%, 2백만 원 이하의 경마팬은 29.8%이라 조사됐다.
이군현(새누리당, 경남 통영) 의원은 경마가 부정적인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홍콩을 예로 들며, 경마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홍콩과기대가 설립된 지 25년 만에 국제적인 대학이 되었다며 국민 복지를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사업에 한국마사회에서 수익 일부를 기부하는 것을 검토해달라고 했다.
황주홍 의원(국민의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올해 상반기에만 3건이 도핑 건으로 지적되었다며, 경주마에 대한 약물 남용은 배당금과도 문제 직결돼 마사회의 신뢰도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문제이므로 고의성이 확인되는 경우, 엄한 징계 및 형사 고발 조치를 내리는 등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승부 조작이나 관계자의 부당 정보 제공 등의 처벌 수위도 가볍다고 지적했다. 승부 조작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국민뿐만 아니라 경마팬들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투명한 심판 리포트, 사법기관과의 공조 체계 강화 등 경마 공정성 강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현명관 회장은 젊은 층의 유입 및 경마의 건전성을 알리기 위해 해외 선진국의 소형 카페형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2030세대에게 경마의 건전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스포츠를 다루는 카페를 만들고 경마의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 장외발매소에 전좌석제를 도입했으며 렛츠런파크 서울에 ‘위니월드’를 개설했다고 답변했다.
말산업에 대한 관련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성찬(새누리당, 경남 진해) 의원은 “최근에는 다양한 전문 방송 채널이 있다. 말산업 관련 방송이 있으면 대국민 홍보에도 좋을 것”이라며 의견을 개진했다.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경마를 진정 레저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분석과 정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경마와 한국마사회가 국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지 묻는 질의가 오갔다.
◆불법 사설경마 뿌리 뽑아야…특사경 제도 제시돼
박근혜 정부의 주요 공약 중 ‘지하 경제의 양성화’에 따라, 불법 사설 경마를 뿌리 뽑는 데 정부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의원들은 현재 불법 사설 경마의 규모를 10조 정도로 추정, 양성화될 경우 여러 순기능이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명관 회장은 불법 사설 경마에 대한 대안으로 장외 온라인 베팅에 대해 추후 모색을 하고 있다며, 장외 온라인 베팅화를 통해 불법 사설 경마에 조직 폭력배 개입 등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일본 또한 장외 온라인 베팅을 통해 불법 사설 경마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순기능이 많기 때문에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온라인 베팅에 앞서 우선적으로 청소년 유입 방지가 선결되어야 하므로 9월 관련 용역을 맡겼다고 했다. 온라인 베팅은 마케팅 차원보다 불법 사설 경마를 흡수하고 구매 상한선을 지킬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인 동시에 청소년 유입은 절대적으로 막아야하는 문제이므로 해결 방법을 여러 가지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안상수 의원(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은 법무부와 협약을 통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를 통해 사각지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직접 대책을 제시했다. 특사경 제도란 일반 경찰이 전문성이 부족해 불충분한 직무 수행이 예상될 경우, 효율성을 위해 전문적 지식이 정통한 행정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또한, 불법 사설 경마보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마 환급률이 인상돼야 한다고 했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국민이 경마를 레저로서 인식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타 선진국처럼 환급률을 90% 정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매상한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경마 베팅 실명제 등 필요
도박 중독을 막을 수 있도록 구매상한선이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현재 한 사람이 마권을 구매할 경우, 한 경주당 10만 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시을)은 ‘일일계좌’가 무기명 유가증권이므로 한 명이 다수의 계좌를 가질 수 있어 쉽게 구매 한도를 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일 구매 한도를 설정한 전자카드를 발매하거나 실명인증을 통한 마권구매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승마로 실질적 지역 발전 이뤄져야
승마 저변확대를 위해 유소년들의 승마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홍문표 의원(새누리당, 충남 홍성·예산)은 경마 선진국의 예를 보면, 어려서부터 어린아이들이 경마와 승마에 대해 교육받고 있으며 그 여파로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승마장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한 반면, 이는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사회에서 79곳의 공공승마장 또는 공모를 통한 승마장을 개설했으나 회원 수가 10명 내외로 유지되는 등 약 60%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업으로서 사회 공헌에 앞장서야
홍문표 의원은 축산발전 기금이 전체 사업 중 1700억 원을 차지하는데, 분배에 있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축산은 농어촌의 현금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투자하는 데 있어 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검토를 부탁했다.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전북 부안)은 사회 환원 규모가 더욱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마사회의 매출은 7조 7천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기부금이 0.2%에 지나지 않는다”며 더욱 늘릴 것을 요구했다. 현명관 회장은 “현재 매출에서 73%는 바로 고객에게 환원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순매출액은 2조다. 순매출액으로 따져봤을 때에는 0.8%이며, 앞으로 한국마사회도 사회 공헌 활동을 늘려나갈 예정”이라 답했다.
◆이어지는 칭찬…사회적 약자 배려 뛰어나
이만희 의원(새누리당, 경북 청도)은 한국마사회가 사행산업의 위험성을 잘 컨트롤하면서 국가와 자치단체 발전, 국민 여가 선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격려했다. 환급률이 73%에 달하며 국세 등 각종 수입이 13%, 운영 경비는 전체 매출의 7%에 해당한다.
황주홍 의원은 한국마사회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공기업의 장애인들에 대한 의무 고용률인 2.7%보다 3.0%의 고용률을 보이고 있으며 여성 고용비율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는 마사회 자체적으로 여성 목표제를 세우고 실천한 덕분이라며, 앞으로는 고위공무원에도 여성 할당제가 생기길 바라며 이공계와 고졸자에 대한 배려도 더욱 넓어지도록 관련 목표도 세우길 바란다고 했다.
◆렛츠런파크 영천, 계획대로 사업 진행돼야
지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렛츠런파크 영천 사업도 거론됐다. 이만희 의원은 영천이 최종부지로 선택된 지 2009년부터 개장을 목표로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는데도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1년도부터 현재까지 영천시는 약 900억을 투자했으며 계속 사업이 미뤄지며 이제는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시기까지 왔다며, 영천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으로 말하면,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영천시가 렛츠런파크 사업에 큰 기대를 갖고 있는지 방증하는 자료라며 앞으로는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문제를 짚었다.
▲약 6시간에 걸쳐 이어진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고중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본부장과 듣고 있는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임기 만료를 2개월 앞둔 현명관 회장의 어깨에는 여러 실천 과제들이 남았다.
부산= 공동취재팀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