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는 국산마 4대 천왕

-‘새강자’·‘자당’·‘무비동자’·‘만석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국산마 장려 정책.
그 시작부터 성대했기 때문에 국산마 수준이 10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경마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한 주역은 다름 아닌 ‘새강자’, ‘자당’, ‘무비동자’, ‘만석꾼’.
특히 지난 주 제1회 농림부 장관배를 ‘무비동자’가 차지했기 때문에 이들을 “국산마 4대 천왕”이라 해도 큰 무리가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산마 발전을 위해 시행해 온 정책들을 시기적으로 살펴보면 국산마 경마대회 시행(1996년 이전), 국산마·외국산마 분리 시행(1996년 이후), 코리안더비 설립(1998년), 국산마 경매 시행(1998년)등으로 이중 1998년 국산마 경매 시행과 함께 등장한 마필들이 바로 이들 4인방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들 4인방이 진정한 국산마 원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필 명성에 비해 무관의 서러움이 있었던 ‘무비동자’가 드디어 타이틀을 획득한 때를 같이해 국산마 4대 천왕들이 걸어온 행보, 상대 전적,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치등을 전망해 본다.

- 전설속에 명마로 기록될 ‘새강자’
15연승(우리나라 최다 연승 기록), 경마대회 7관왕등 살아있는 경마 전설 ‘새강자’부터 살펴보자.
‘새강자’자는 데뷔 2전째(1998.10.25)부터 연승 행진을 펼쳤으며 2년 뒤인 2000년4월30일 마주협회장배에서 그 막이 내려졌다.
아마도 ‘새강자’라는 귀감이 있었기 때문에 마필 관계자들의 의욕은 더욱 고취되었으리라 본다.
‘새강자’와 가장 먼저 겨룬 마필은 1999년 코리안더비를 석권했던 ‘만석꾼’으로 2전 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다음으로 ‘무비동자’와는 지난해 마사회장배에서 만났는데 역시 한 수 위 임을 입증했다. 이후 2번의 경주에서도 여유승을 거뒀으나 지난주 농림부 장관배에서는 61.5kg이라는 과중량을 넘지 못해 결국 ‘무비동자’에게 왕관을 건네 줘야 했다.
끝으로 ‘새강자’와 ‘자당’의 대결은 올해 초 벌어졌다. 지대한 관심 속에 명승부를 기대했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속담처럼 뜻밖에도 ‘새강자’가 부진해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4대 천왕 중 유일하게 ‘새강자’가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는 마필이 ‘자당’이다.
“경주마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새강자’, 순발력, 지구력, 근성까지 모두 겸비했기 때문에 비록 장관배에서는 패배했으나 부담중량만 과중하지 않다면 언제든지 그 화려한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새강자’를 뚫고 2000년 연도대표마로 선정된 ‘자당’
‘새강자’가 15연승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당’은 17연속 입상이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외국산마 ‘울프사일런서’보다 1회 더 많은 성적이다.
그리고 경마대회도 4관왕을 기록해 ‘새강자’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막강한 순발력은 타에 추종을 불허하고, 그 진가는 지난해에 톡톡히 드러났다.
뚝섬배, 동아일보배 등이 대표성을 갖고, 1800m인 스포츠 조선배도 ‘자당’을 위한 무대였다. 그러나 올해 초 ‘새강자’와의 대결 이후 급속도로 한계를 드러냈고, 아직 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상대 전적을 살펴보자. 먼저 7전 4승 3패를 기록하고 있는 ‘무비동자’가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더 이상 ‘무비동자’는 ‘자당’의 적수가 아니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최근 2번 연속 패함으로써 상황은 정 반대가 됐다. 이는 ‘무비동자’의 능력 향상도 있지만 ‘자당’의 추락이 더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만석꾼’과는 한번씩 주고받았다. 상금면을 봤을 때 말로 주고 되로 받은 듯 한 느낌이다. 이유는 코리안더비에서 졌고, 뚝섬배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만석꾼’이 은퇴함에 따라 더 이상의 승부는 없겠지만 이런 과거 전적이 오늘의 ‘자당’이 있게 해 줬을 것이다.
현재 기대 이하로 고전하고 있는 ‘자당’, 관건인 페이스 조절의 방법을 찾는다면 제2의 전성 시대는 분명 올 것이라 믿는다.

- 영원한 맞수 ‘무비동자’
‘새강자’, ‘자당’, ‘만석꾼’에 비해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꾸준한 성적을 기록한 마필이  ‘무비동자’다. 총 27전의 전적 중 데뷔전 순위 변경과 올해 마사회장배의 4위 이외에는 25번이 3위 이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무비동자’의 최대 서러움인 무관, 그러나 이것도 지난 주 농림부 장관배를 통해 풀었다.
최근 ‘자당’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였고, 그 기세는 ‘새강자’까지 능가해 현재 국산마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상태다.
상대마들과의 전적을 살펴보면 ‘새강자’와는 1승 3패, ‘자당’과는 3승 4패, ‘만석꾼’과 1승 1패를 기록했다.
일류마임을 입증하며 워낙 잘 뛰었기 때문에 대기만성이란 단어가 어색한 감이 있지만 최근 들어 한단계 더 도약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그래도 이 단어를 붙여보며, 영원한 맞수로서 경마사에 기리 새겨질 명마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 코리안더비를 석권하며 가장 화려했던 ‘만석꾼’
아쉽게도 일찌감치 경주마로서의 삶을 포기했으나 빼놓을 수 없는 마필 한 두가 있다. 바로 제2회 코리안더비를 석권하며 가장 화려한 출발을 했던 ‘만석꾼’.
같은 선상에 있었던 ‘새강자’와 ‘무비동자’는 거세마였기 때문에 더비에 출전할 수 없었고, 유일한 맞수‘자당’을 상대로 1마신 차 우승을 거둬 모든 부러움을 샀다.
이후 더욱 박차를 가해 경마대회, 특별경주 등에 출전했으나 ‘새강자’의 벽에 가로 막혀 서서히 경주마로서의 운명을 접기 시작했다.
현재는 퇴사한 상태로 더 이상의 그 모습을 볼 수 없으나 국산마 태동의 시기에 ‘새강자’, ‘자당’, ‘무비동자’와 물고 물리는 접전 양상을 보인 만큼 4인방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4인방 상대 전적
            새강자   자당   무비동자   만석꾼
새강자                1/0      1/3       0/2
자당         0/1               3/4       1/1
무비동자     3/1      4/3                1/1
만석꾼       2/0      1/1      1/1

작 성 자 : 김대유 dykim@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