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부터 사양화길을 걷기 시작하던 미국경마가 인터넷 등 첨단 중계 시스템과 보다 편리한 마권구입 방법을 통해 경마산업 발전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 메릴랜드 주정부가 주최한 ‘경주마의 혈통이 레이스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내용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밝혀졌다.
이 세미나의 중요 발제자였던 티모시캡스 미국경주마생산자협회 부회장은 ‘각 가정에서도 손쉽게 경마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전용 케이블을 통한 중계시스템을 설치하고 외국경마도 중계하여 베팅을 하게 한 결과 사양화길을 걷던 미국경마가 다시 발전하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주로 영국과의 크로스베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머지않아 호주 홍콩 등 세계 각국과 계약을 체결하여 누구든 세계의 경마를 손쉽게 접할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원하는 나라가 있다면 계약을 체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간 경마중계 및 베팅의 수수료는 매출액의 3%가 적당할 것이라는 안도 내놓았다.
국가간 크로스베팅이 이뤄질 경우 경주의 질이 낮은 경마시행국가는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경주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세계인들이 모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경주에 베팅을 하게 될 것이고 한나라의 국민들만 베팅하던 규모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경주질 보다는 중계기술 등 테크놀러지가 더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간 베팅이 이뤄지다보면 경주질이 낮은 경마국일수록 경주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마산업은 더 크게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미국 경마는 주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경마장 수익금이 총 매출액의 7.5%, 각종 세금 7.5%, 생산장려금 1% 등 16% 정도를 공제한다. 30% 내외를 공제하는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비교도 안된다.
80년대 초반 최전성기를 누리던 미국의 경마는 카지노의 등장 등으로 급속히 사양화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해 3만5천두의 경주마를 생산하는 미국의 경주마생산농가들은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묘안을 찾아낼 수 없었다. 급기야 일부 주에서는 슬롯머신을 직접 경마장 안에 들여놓는 방법으로 사양화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인터넷시대에 접어들면서 재택 마권구입이 수월해지고 경마장과 경마장간의 크로스베팅은 물론이고 국가와 국가간의 크로스베팅이 성사되면서 경마산업은 다시 호황을 누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마권 매출액은 경마장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보다 가정에서  구입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티모시캡스 씨의 설명에 의하면 전체 매출액의 70%가 각 가정에서 마권을 구입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할 상황에 이르렀다. 조금더 늦게 대처하다가는 영원히 경마 후진국으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메릴랜드주 = 김문영 본지 발행인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