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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Classic Girl, 이하 CG)의 성격이 급하다는 사실은 앞서 갖은 애환과 함께 밝힌 바 있다. 그로 인해 발생했던 CG의 문제점도 많이 이야기했다.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마치 내 집안 흉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살짝 창피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사례를 밝혀 승마 꿈나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훈련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CG에게 ‘Half-pass’를 가르치던 초기에는 ‘옆걸음으로 속보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옆걸음으로 속보를 하는 것을 가르칠 수 없는 노릇이다. 마장마술 과목에서 요구되는 보다 정확한 방법으로 훈련시키는 게 향후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Lag-yielding을 가르치기로 했다. 목책을 이용해 훈련하기 때문에 보다 쉽고 CG 에게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훈련에 순서가 반드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면 좀 더 이상적인 모양의 옆걸음을 보다 쉽고 안정되게 가르칠 수 있다는 말을 어렴풋이 들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이 같은 순서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앞서 설명한 ‘허리를 안으로’는 Leg-yielding보다는 난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허리를 안으로’를 잘 수행한다면 이미 ‘Half-pass’를 80% 가량 가르쳤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조금의 보완 훈련이 필요하지만 ‘허리를 안으로’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Half pass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CG가 ‘허리를 안으로’ 훈련을 곧 잘해 Half-pass 훈련을 시작했다. Half-pass를 하기 위한 사전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해서 Half-pass를 완벽히 할 수 없었고, 훈련 초기라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훈련에 더욱 매진했다.
Half-pass를 하기 전에 완전히 독립된 장소(대각선상)에서 목책을 이용해서 훈련을 했다. 그리고 목책 앞에서 비스듬한 방향으로 마(馬)체의 각을 유지시킨 후에 Half-pass훈련을 시켰다. 또 목책을 이용하여 원운동을 하다가 비스듬하게 마(馬)체의 각을 유지시키며 빠져나가면서 훈련을 시키기도 했고, 이 또한 잘하면 반원을 한 후에 비스듬히 빠져나가면서 훈련을 시켰다. 처음에는 목책만을 이용해서 훈련을 시켰지만 이를 별무리 없이 하자 세 가지 모두 혼합해 훈련을 했다. 이때에도 원운동 후나 반원 후에 Half-pass를 실행하다가 실수를 하거나 좋지 않은 변화가 생기면 다시 목책을 이용하여 시작하는 훈련을 해 안정감 있게 Half-pass를 하도록 도와줬다. 이때에 반원을 그리거나 원운동을 하고 난후에 Half-pass를 시작 할 때 목의 Bending은 반드시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마(馬)체는 완전한 Bending을 요구하지 않았다. 훈련 초기에 무리한 요구는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발 물러서며 이를 피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훈련을 하자 며칠 가지 않아서 CG는 제법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부터는 목책을 이용하는 훈련은 최소화했다. 직선상으로 입장 한 후에 ‘어깨를 안으로’를 한동안 해 Bending을 만들었고, 그러고 난 후에 부조를 바꿔서 바로 Half-pass를 하는 훈련을 시켰다. 이 훈련은 마(馬)체를 미리 Bending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요구하는 움직임을 수행하기 때문에 훈련의 정확성에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어깨를 안으로’의 부조와 Half-pass부조가 다르기 때문에 부조의 받아들임을 향상시키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Elevate step을 통한 Half pass
점차 Half pass 훈련이 익숙해지고 훈련의 성과가 높게 나타나면서 Elevate step으로 보다 아름다운 Half-pass를 하기 위한 힘든 여정을 시작했다. 이때쯤이 상급 레벨인 ST George와 IntermediateⅠ에 도전하기 시작하던 때이다. 중급 레벨에서는 이런 훈련이 필요하지 않지만 상급 레벨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다. Elevate step이 아닌 평범한 속보로 Half-pass를 아주 잘해도 7점 이상 받기는 쉽지 않다. 만약 작은 실수를 한다면 더욱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그러나 Elevate step로 한다면 7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다. 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난도가 높은 만큼 훈련의 성과는 더디기만 했다. 그때까지도 이 훈련의 완성도에서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경기에 출전을 해서는 Elevate step이 아닌 보통의 속보로 Half-pass를 해야만 했다.
Grand Prix 경기 출전 그리고 낮은 성적
힘든 시간이 흘러 드디어 Grand Prix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경기에서 Elevate step으로 Half-pass를 시도했다. 그러나 내게 돌아온 점수는 그리 높지 않았다. 비단 Half-pass만이 문제는 아니었고, 대부분 과목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에 한 심판이 내게 “Half-pass에서 앞뒤 다리의 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말(言)을 전했다. 이 말을 듣고는 살짝 마음이 흔들렸지만, 포기는 절대로 할 수가 없었다. 먼저 훈련의 완성도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출전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변명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CG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CG는 옆으로 밀리는 것보다 본능적으로 앞으로 전진하려는 기세가 강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또한 급한 성격 때문에 재갈을 양보하지 않고, 아주 강한 고삐로 입과 연결이 돼 목의 Bending이 부드럽지 못하고 힘이 잔뜩 들어가 자연스러운 걸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훈련 방법을 모색하다
심판에게 지적을 받은 나는 이제까지 훈련해 왔던 방법 외에 다른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훈련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먼저 부조에 대한 반응이 지금보다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CG에게는 더욱 강한 훈련이 필요하고, 강한 훈련을 이겨낼 정신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훈련 방법은 CG의 어깨까지 오는 목책을 이용해 ‘허리를 안으로’를 아주 큰 각을 유지하며 앞다리와 뒷다리가 최대한 많이 교차하게 했다. 속도나 리듬도 훨씬 빠르게 움직이게 해 옆으로 속보하는 유연성을 길러줬다. 만약 옆으로 잘 밀리지 않는다고 느껴지면 기승자의 바깥쪽 즉, 말을 밀어주는 방향의 종아리를 많이 뒤로하거나 때로는 박차를 사용해 후구가 최대한 많이 밀려들어가도록 했다. 그리고 안쪽 기좌나 박차를 사용해 말의 리듬이 활발하게 유지되도록 했다. 물론 말이 밀리는 방향으로 밀리는 만큼 Bending을 충분히 시켜줘야 하며 가끔씩은 더 많은 Bending을 요구하기도 해 마(馬)체의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이러한 훈련은 너무 길지 않은 직선상에서 이뤄져야 하며 장시간 하면 자칫 부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훈련을 짧고 강하게 시킨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강한 훈련을 잘 견뎌낸 CG는 옆걸음을 무리 없이 잘 소화해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Elevate step으로 오른쪽 방향으로는 제대로 수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또한 꾸준히 훈련을 하고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확신한다.
▲CG의 성격이 급하다는 사실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할 때마다 마치 내 집안 흉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살짝 창피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를 통해 승마 꿈나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Elevate step이 아닌 평범한 속보로 Half-pass를 아주 잘해도 7점 이상 받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Elevate step로 한다면 7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다.
교정교열= 황인성 기자
작 성 자 : 황인성 gomtiger@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