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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김종국 한국마사회 공정본부장이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인 한국법정책학회의 「법과정책연구」제16권3호(2016년 9월)에 등재한 ‘사행산업 관리감독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입니다. -편집자 주.
‘관리’는 일정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인적·물적 여러 요소를 적절히 결합, 그 운영을 지도·조정하는 기능 또는 그 작용을 말한다. 감독은 일이나 사람 따위가 잘못되지 아니하도록 살피어 단속하거나 일의 전체를 지휘한다는 뜻이다. 체계는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를 뜻한다.
따라서 사감위의 ‘관리·감독체계‘라 함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상 사감위의 통제를 받게 되어있는 사행산업(복권, 경마, 스포츠토토등)에 대해 ‘부작용 최소화와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감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있도록 하는 체계라 할 수 있다.
즉, 사감위가 ‘사행산업의 통합적인 관리·감독 및 건전화와 불법사행산업의 근절을 위해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사무처를 두고, 사행사업자들에게 협의·조정·권고하고 과도한 사행심 유발 방지를 위해 현장 확인 및 영업장 지도·감독하는 체계를 뜻한다. 여기서 사감위의 사행산업 ‘관리·감독체계의 문제점’이라고 하면 사감위 목적 수행에 지장을 받거나 사행산업 부작용을 최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아 사감위의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 지기도 한다. 사감위법은 합법적 사행산업뿐 아니라 불법사행산업에 대해서도 관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사감위의 관리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논할 때는 불법사행산업도 함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감독부처, 사감위 이원적 체계
경마, 복권, 스포츠토토 등의 사행산업은 관련법의 규제와 감독부처, 사감위의 3중 규제를 받고 있다. 그런데 토토와 복권은 관련법에 따라 사업을 통해 기금조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므로 감독부처가 나서서 사감위의 규제에 적극 대응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경마는 연간 1.5조원의 레저세 등을 납부하지만 이는 지자체나 정부의 몫이며, 축산발전기금도 연간 2천억 내외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경마의 중요성은 덜하여 사감위 규제에 대한 감독부처의 대응강도는 토토, 복권과는 다르다. 이로 인해 제1기 사행산업 건전발전계획 수립 당시부터 기재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복권과 토토에 대한 규제 최소화에 주력했고 사감위 규제는 경마에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마와 경륜 경정을 묶어서 규제하는 대신 토토와 복권을 지키려는 문광부, 기재부와 경마 감독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규제 대응 방식의 차이로 인해 규제의 결과도 달라졌다.
▣사감위 기능 및 권한 변화
사감위의 법적 성격은 ‘국무총리 소속의 행정위원회’이며 중앙행정기관인 행정위원회(공정위, 방통위, 금융위, 권익위)와 달리 사감위는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므로 독자적 정부입법 발의 및 사업자에 대한 시정명령은 불가하다.
국무총리소속 위원회인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사감위는 행정위원회에 해당하지만 실질적 권한에는 차이가 있다. 공정위, 금융위, 권익위의 경우는 공무원이 위원장이 되고 인사·예산의 독립성이 보장되는 반면, 사감위는 민간인(비상임)이며 인사·예산의 독립성이 보장이 안된다는 점에서 권한의 차이가 크다.
기획재정부 소속의 복권위원회는 조직상으로는 국무총리소속 사감위보다는 하위조직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사감위와는 대등한 위치로서 복권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기재부가 현실적으로 모든 행정부처의 예산 및 인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행정부처보다는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러한 기재부 소속의 복권사업을 집행하는 복권위원회는 위원장인 기재부 제2차관(위원장), 민간위원 11인, 정부위원 9인 등 총 21인으로 구성되고 위원회 실무를 담당하는 복권위원회 사무처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표1> 사감위와 타위원회 비교(※출처: 각 위원회 설립근거법에 따라 정리)
구분/금융위, 공정위,방통위/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국가인권위원회
소속/금융위(총리)공정위(총리)방통위(대통령)/총리/대통령/총리/-
주관 부처/-/문화체육관광부/국무총리실/-/-
성격/행정위원회,중앙행정기관/행정위원회/행정위원회/행정위원회,중앙행정기관/행정위원회
중앙행정기관에 관한 규정/○/×/×/×/×
업무상 독립성/금융위,공정위(규정 있음)방통위(규정없음)/○/×/○/○
조직, 인사, 예산의 독립성/○/×/×/○/○
정부입법 및 대통령령 입법절차 진행/○/○/×/○/○
위원회 의결 구속력 확보/시정조치,과징금 부과/권고/권고/권고/권고
한편 사행산업 인·허가 및 감독 등은 개별법에 의해 소관 부처가 관장하므로 소관부처의 권한 및 기능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로 사감위의 권한이 제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사감위의 권고는 권고일 뿐이므로 이를 안 지켜도 제재할 방법이 없어 사감위의 기능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충기(경희대 관광경영학부 교수) 사감위원은 “사감위의 또 다른 한계는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소관부처가 가진 사행산업 인허가권을 갖지 못해 해당 부처들에 그저 ‘권고’하는 구실밖에 할 수 없어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실질적 권한이 없는 셈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사감위의 권고는 일부 업종(복권, 토토)에 대해서는 권고에 그치기도 하지만 일부 업종(경마 등)에서는 법적 규정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감위의 사행산업규제정책의 현실적 규제력을 보면 법적으로는 ‘권고’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행정규제로서 작용하게 된다. 사감위의 권고는 감독부처를 경유해 사행사업자에게 이첩되면 이는 사감위의 권고를 넘어서 감독부처가 결정(사감위 권고를 감독부처의 정책으로 수용한다는 의미)하여 시달하는 ‘행정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감독부처의 정책시달로 받아들여 이행하거나 불복시는 감독부처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겠으나 감독부처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사감위의 권고는 실질적으로는 집행력을 갖게 된다.
실제로 2008년과 2013년 사감위가 시달한 ‘1·2차 사행산업 건전발전계획’에 따른 규제 권고에 대해서 농식품부는 수정 없이 이첩함에 따라 사감위 ‘권고’는 오히려 ‘농림정책’으로 강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감사원･국회등도 그렇게 시달된 ‘권고’를 미이행할 경우는 이를 집중 추궁하므로 감독부처가 의도적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는 한 사감위 권고는 현실적으로는 법 이상의 효력을 가진다.
▣사감위법 제정 당시는 합법산업만 관리
사감위가 출범하기 전인 2006년은 게임산업에 대한 상품권 허용 등으로 인해 사행성게임의 범람, 경마 등을 이용한 불법 스크린경마의 창궐,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의 사행성게임물로 ‘도박공화국’이라는 오명에 휩싸여 있었다. 불법 사행성 게임영업을 규율한다는 명목에서 이경숙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서는 불법사행성 게임영업뿐만 아니라 합법산업을 규제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러나 정작 제정된 사감위법에서는 합법사행산업만 규제하고 불법 사행성 게임영업은 사감위 규율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감위법이 통과되면서 구성된 사감위는 규제에 착수, 내놓은 결과가 바로 ‘사행산업건전화 정책’이다. 그런데 오히려 불법은 확대되고 규제가 거의 없는 일부 업종(토토, 복권)은 급성장한 반면 일부 업종(경마 등)은 오히려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자 관련 사행사업자나 정치권 등에서는 규제의 불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감위의 기능을 불법단속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한선교, 안상수, 정장선의원등은 사감위에 ‘불법 단속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는 사감위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결과적으로 2012년 ‘불법 감시 기능’이 추가되게 되었다. 이로써 사감위는 합법사행산업과 불법사행산업을 모두 관리 감독하는 권한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사행성게임에 대한 불법 단속 권한은 제외된 상태다. <다음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